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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13 조회수2,868 추천수15 반대(0)

 

연수원의 식당에는 식탁에 꽃들이 있습니다. 작은 화병에 들의 꽃들이 다소곳이 반겨줍니다. 작지만 그 모습이 일상의 삶에 지친 이들을 품어주는 것 같습니다. 신부님들과 대화하면서 교회가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대도시에 있는 교회는 덜하지만 시골에 있는 교회는 고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많이 나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러 교구의 사제들이 함께 하니 더 깊이, 더 멀리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은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우리는 그분을 금구라고 부릅니다. 강론을 잘하셨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러준 호칭입니다. 저는 강론에 관심이 많았고, 논문도 강론을 주제로 제출했습니다. 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론을 가르쳤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강론 준비에는 4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첫째는 말씀입니다. 강론의 주된 재료는 말씀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씀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말씀을 사랑해야 합니다. 세상의 지식을 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신자들은 하느님이 말씀을 선포하는 사제들의 강론을 듣고 싶어 합니다. 가수에게 중요한 것은 가창력이듯이, 강론의 핵심은 말씀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기도입니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습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사제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느님의 의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한적한 곳에서 따로 기도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항상 기도하라고 하였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기교에 매달리게 되고, 기교는 깊은 감동을 주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시대의 상황입니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허리를 치료해야 합니다. 머리가 아픈 사람은 머리를 치료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선포되어야 합니다. 시대의 징표를 알기 위해서는 책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가난한 이, 아픈 이, 외로운 이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넷째는 입니다. 사제는 선포한 강론을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의 위선과 가식을 비난하셨습니다. 말은 하지만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야고보 사도도 실천이 없는 믿음, 행동이 없는 믿음은 진실한 믿음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어떤 컴퓨터 전문가가 가상의 세상에서 가장 성공하고, 번성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고 합니다. 폭력과 싸움을 전문으로 하는 방법, 시기와 모함을 전문으로 하는 방법, 남의 것은 빼앗고 괴롭히는 방법 그리고 평화와 화합, 용서를 전문으로 하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백 번 게임을 했는데 늘 결과는 같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폭력과 싸움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성공하고 이기는 것 같았지만 최후의 승리는 언제나 평화, 화합, 용서를 하는 프로그램이 차지하였습니다. 어떤 상황을 만들어도 결과는 같았다고 합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는 생명체를 유지할 수 없는 생물과 미생물의 경계선에 있는 개체하고 합니다. 생명체에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면 살아갈 수 있지만, 숙주인 생명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합니다.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다행히도 많이 전파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바이러스가 너죽고 나죽자라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이러스를 전파할 숙주인 생명체가 바이러스에 의해서 죽어버리기 때문에 널리 퍼질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숙주인 생명체에 살면서 피해를 거의 주지 않는 바이러스는 널리 퍼지게 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숙주인 생명체에 도움을 주는 바이러스는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갈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을 공생이라고 말을 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세상을 이기는 방법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인생의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리석어 보일지라고, 그 길이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나를 미워했던 사람도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도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결국 그 방법만이 하느님의 모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베푸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이 세상을 기쁘게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나와 내 가족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고,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구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살면 원망, 분노, 미움은 사라지게 될 거라고 합니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될 거라고 하십니다. 온 우주가 하느님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체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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