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18 조회수3,273 추천수13 반대(0)

 

저는 군대에 있을 때 예비군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전시에 제가 있던 부대는 후방으로 이동하고, 예비군으로 구성된 부대가 그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번 저는 직책에 맡는 예비군을 찾기 위해서 성남시와 이천 군청으로 다녔습니다. 예비군들은 군에 있을 때 맡았던 직책이 있었습니다. ‘수송, 취사, 정보, 행정, 암호, 박격포, 소총수, 의무, 헌병, 군수와 같이 각자의 주특기가 있었고, 주특기는 번호로 구분하였습니다. 예비군 명부에서 직책에 맡는 예비군을 찾아서 기록하는 것이 저의 업무였습니다. 그렇게 작성된 명부로 1년에 한번 예비군을 동원해서 훈련을 하였습니다. 정말 많은 주특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각자의 주특기는 군의 전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겉으로 보면 다 같은 군인이지만 주특기에 따라서 하는 일과 역할이 달랐습니다. 그러나 조국과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것은 같았습니다.

 

연수에 함께 한 신부님들도 그렇습니다. 교구도 달랐고, 사목의 분야도 달랐고, 각자의 능력도 달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사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목소리로 미사 경본을 읽었고, 같은 지향으로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교구가 다른 것이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사목의 분야가 다른 것도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능력이 다른 것은 함께 함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주님의 이름으로 모였고,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사제로 서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우리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고, 아름다운 지구 공동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이 지구는 태양계, 은하계,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작고, 외로운 별입니다. 이렇게 작고 외로운 별에 사는 우리는 먼지보다 더 작게 보이는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구별에서 서로 도와야 합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서로 아껴주고, 용서해야 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이 우리 몸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 몸의 지체들이 우리 몸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들은 우리의 어머니이며, 우리의 몸인 지구별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운 마음을 이야기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장례행렬을 보셨습니다. 슬픔에 찬 가족들을 보았습니다.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주시려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주시려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어둠에 빛을 주시려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아이의 엄마는 모든 신경이 아이에게 향해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배고 고픈지, 옷에 실례를 했는지, 자고 싶은지 알고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저는 아이가 왜 우는지 모릅니다. 엄마만큼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 병든 이, 헐벗은 이, 외로운 이, 슬픔 중에 있는 이들에게 모든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십니다.

 

우리가 자비의 눈으로,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첫째는 나 자신이 중심이 되려는 교만함입니다.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성서에 나오는 많은 죄악들은 하느님의 말씀보다 자신의 욕심을 먼저 생각한 교만에서 시작됩니다.

둘째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열등감입니다. 지난날의 잘못과 죄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열등감은 우리를 영성생활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우리의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양털같이 희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자비의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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