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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20.성 김대건과 성 정하상과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20 조회수1,407 추천수0 반대(0) 신고

 

성 김대건과 성 정하상과 동료순교자들 대축일(루카 9, 23-26)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대축일입니다. 선조들이 걸은 이 순교의 길은 비록 그 모습은 다르다 할지라도, 바로 오늘날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기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 23)

 

이 말씀은 누구든지 제자로 불림은 받았지만, 누구나 다 제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순교의 길을 따르는 자만이 진정한 제자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곧 순교의 길이 제자의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위 말씀에 따르면 제자의 길, 곧 순교의 길은 세 가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을 버려는 것이요, 둘째는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요, 셋째는 예수님을 따르는 일입니다.

순교의 <첫째 길>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단지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 자신을 비우는 것, 욕심을 비우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말합니다. 비우다의 원어의 뜻은 거부하다’, ‘거절하다’, ‘부인하다입니다. 곧 자신의 뜻을 부인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요, 자신에게 신뢰를 두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신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것을 택하는 것을 말합니다. 곧 자신의 능력을 부인하고 하느님의 권능을 믿을 것에 응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감히 이렇게 말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을 버리지 말고, 비우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말고, 자신을 비우겠다는 그 생각마저 비우고, 단지 자신을 바쳐야 할 일입니다. 곧 하느님께 자신을 드리고, 봉헌하고. 가납하고 헌신하여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절로 비워질 것입니다. 비우려 한다고 해서 비워지는 것이 아니라, 바치게 되면 비워질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처럼 스스로 자신을 선택하여 바칠 때. 그분을 향한 인격적인 사랑이 됩니다.

순교의 <둘째 길>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한결같은 충실함으로 끝없이 날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단지 고통을 받아들여 짊어지는 것,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서 지는 것, 피할 수 없고 제거하지 못해 참아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자의로 응답하여 지는 것을 말합니다. 지다의 원어의 뜻은 어머니가 애기를 가슴에 품듯 품는 것이요, 가장 소중한 것을 끌어안듯이 가슴에 끌어안는 것입니다. 곧 사랑으로, 자발적인 순명으로 아버지의 뜻으로 반겨 응답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저기 저렇게 벽에 걸려있는 십자가는 십자가가 아닙니다. 단지 표상일 뿐, 십자가는 내 품으로 끌어안았을 때라야 자기 십자가가 됩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죄인이 박히는 사형도구이기에,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서 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나는 지금 죄인이 되어 십자가를 지고 있는가?

아니면, 억울해하거나 마지못해서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있는가?

 

그래서 순교의 <셋째 길>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예수님 때문에지는 십자가를 말합니다. 삶의 길에서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인, 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십자가를 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사랑 때문에 지는 십자가를 말합니다. 그러니 자신을 버리더라도, 십자가를 지더라도, 그것이 누구 때문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그것은 십자가를 통하여 누가 드러나는가를 말해줍니다. 곧 예수님을 따르는 십자가는 그것을 통하여 예수님의 생명을 드러나게 됩니다.

이를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의 죽음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결국 드러나는 것은 예수님의 생명이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죽을 몸에 예수님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2고린 4, 10-1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루카 9, 24)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선조 순교성인들이 바로 그렇게 예수님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살아있는 분들입니다. 오늘, 우리도 자신을 버리더라도, 십자가를 지더라도, 오로지 예수님 때문에 그러해야 할 일입니다.

 

주님! 오늘도 십자가를 지고서야만 갈 수 있는 길을 갑니다.

어머니가 애기를 가슴에 품듯, 죄와 허약함을 품는 일

가장 소중한 것을 끌어안듯, 마음으로 끌어안는 일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일

그것은 사랑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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