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25 조회수2,351 추천수14 반대(0)

 

연수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기쁨입니다. 거시적인 우주이야기를 배웠고, 성과 사목적인 성찰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교우들이 성직자에게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성직자는 경계(Boundary)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합니다. 교우들은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는 성직자들의 모습을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그러기에 너무 밀착되거나, 너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부담스럽게 된다고 합니다. 사목적인 관심과 지나친 밀착은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관심은 배려와 이해를 통해서 영적인 성숙을 이룰 수 있습니다. 밀착과 집착은 내면의 모습까지 보여 줄 수 있어서 성직자와 교우의 경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등대지기는 등대를 지키는 것이 본분입니다.

 

성직자는 차별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봉사를 잘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 나눔을 잘하는 교우가 눈에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사제는 분란을 일으키고, 냉담하는 교우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비난하고, 금전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교우도 사랑으로 대해야 합니다. 가난하고, 아프고, 외로운 교우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성직자가 일주일 동안 만나는 교우가 누구였는지 돌아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를 받아들였듯이, 성직자는 자비로운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성직자는 약점을 보이면 안 됩니다. 성직자의 약점은 성직자에 대한 존경심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지나친 음주를 삼가야 합니다. 성직자이기 전에 품격과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겸손해야 하고, 검소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성공, 명예, 권력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충실하게 따라야 합니다. 성직자의 품격과 성직자의 인품은 교우들에게는 깊은 위로를 주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는 자기 정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성직자로서의 정체성은 인간적인 욕망을 절제하고,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군에 입대하면 외워야 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군인의 길, 군인 정신을 외워야 했습니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조국을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적과 싸우는 것이 군인의 길이고, 군인 정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금이 짠맛을 잃어버리면 소용이 없듯이, 성직자는 양 냄새가 나는 성직자가 되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모계를 통해서만 전해진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하여, 현 인류의 가계도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현대인의 근원지는 아프리카 대륙이었으며, 어느 한 여성이 인류의 공통 조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여성에게 '아프리카 이브'라는 애칭을 붙여주었습니다. 사람의 외모가 얼마나 다르던지, 유전자 조사를 통해 인류 가계도를 추적한 결과, 지구상의 인류는 모두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작은 호모 사피엔스 집단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다시 말해서 70억 현대의 인류는 모두 한 가족임을 과학은 말하고 있습니다.

 

굳이 과학으로 말을 하지 않아도 예수님께서는 이미 2000년 전에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의 사랑 받는 가족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이 망망대해의 우주에서 지구는 작은 점보다 작습니다. 그 작은 점보다 작은 지구에서 70억 명이 모여 있는 것은 먼지보다 작은 규모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편을 가르고, 피부와 종교로 가르고, 신념과 계층으로 가르면서 살고 있습니다. 가르는 것도 안타까운 일인데 우리는 편을 갈라서 서로 싸우고 죽이는 어리석음을 보여 왔습니다.

 

사제로 지내면서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잘나고, 능력이 있어서 도와주신 것이 아닙니다. 제가 불쌍하고 가난해서 도와주신 것도 아닙니다. 제가 가는 길이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는 것 같았기 때문에 도와주신 것입니다. 본당에서 사목할 때는 정말 많은 분이 자발적으로 제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런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행복했고, 즐거웠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모두 제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함께 연수를 받는 신부님들이 18명입니다. 처음에는 교구도 다르고, 사목의 현장도 다르고, 이름도 몰라서 어색했습니다. 10일 정도 지나니 얼굴도, 이름도, 교구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교구에서 왔지만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같은 길을 가는 사제였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청소를 잘하였고, 어떤 분은 필요한 간식을 준비하였고, 어떤 분은 소통 할 수 있도록 밴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형제들이 함께 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묵주기도와 십자가의 길을 할 수 있는 이시돌 피정 센터가 있어서 좋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