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오직 그분만을 따르겠다는 우리는 /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03 조회수1,682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날 많은 이가 술이나 마약, 도박처럼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영성에서 하느님 이외의 것에 중독되어 있단다. 일상에서 다소 건강해도 그게 영적 자유를 방해한다면 다 중독이리라. 그래서 중독을 정화하려면 자신 지체 일부를 잘라내는 아픔과 같은 힘겨운 변신 과정을 겪어야만 하리라. 주님 따르는 것은 삶에서 그 순서를 바꾸는 거다. 우리 인생의 최고의 가치에 주님을 두는 것, 그러면서 거기에 합당하지 않는 것은 과감히 버리는 거다. 가을의 단풍나무처럼 우리도 자신을 비우고 버리기 시작할 때부터 아름다워지리라. 우리가 맨 앞에 내세우고 있는 삶의 가치를 과감히 바꾸는 순간, 낙엽을 떨어뜨리는 나무처럼 버릴 것이 참으로 많아질 게다. 그리하여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만 남는다. 거기에 삶이 단순해지고 아름다워진다.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염려와 걱정을 넘어 아예 불안해지기까지 한 오늘날,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루카 9,58)”라는 예수님 말씀 그 자체가 처절하면서 불안하기까지 하다. 그러기에 모든 안전과 기득권을 계산하지 않은 채 모든 걸 포기하고서는, 주님을 감히 따라나서겠다고 응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게다. 실상은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지만, 오히려 세상 것에 대한 미련에다 힐끗힐끗 망설이는 이가 도처에 부지기수이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자기가 붙잡고 있는 것을 놓지 못한다.

 

이러기에 두 분의 청은 어쩜 잘못된 게 아닐 수도. 첫 번째는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루카 9,59)”라고 고백한다. 두 번째는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루카 9,61)”라고 청원한다. 둘 다 지나친 게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받아들이지 않으신다. ‘쟁기에 손을 대었다면 뒤돌아보지 말라.’라며 되레 다그치신다.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셨기에. 첫째는 아버지의 상속에 미련이 있었다. 예수님을 따르고 싶지만 그것을 희생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예수님을 오해했던 것이리라. 둘째는 가족들 핑계다. 지난날을 청산하지못하는 것 같다. ‘희생 없이는 은총도 없는 법이다.’

 

우리가 이 일이 참으로 소중한 사명임을 깨닫는다면 다른 모든 것을 아낌없이 포기해야 할 게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면 자기 자신을 완전히 버리고 고난의 길을 각오해야만 한단다. 심지어는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머리마저 기댈 곳조차 없는 고독한 삶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단다. 의당 그렇게까지 야!’라고 할지 몰라도 그렇다.

 

그분의 제자가 되고자 쟁기를 잡았다면 뒤를 돌아볼 필요가 여지를 두지 말아야 할 게다. 순교의 삶을 걸어간 이들의 발자취를 더듬지 않더라도, 제 십자가를 지고 그분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만 할 게다. 오직 주님만을 따르면서 영적인 자유를 누리려면, 이렇게 자신의 삶의 일부를 과감히 버리는 정말 힘겨운 과정을 겪어야만 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작별 인사,쟁기,부모님 장사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