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 27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08 조회수3,399 추천수10 반대(0)
태풍이 지나간 제주도의 밤하늘은 별들의 놀이터 같았습니다. 자연에만 태풍이 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도 태풍이 몰아칠 때가 있습니다. 태풍이 연이어서 올 때가 있듯이 삶에도 거센 파도와 바람이 불곤 합니다. 지난주에 읽었던 욥기는 욥에게 많은 태풍이 불어왔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축을 빼앗겼고 배는 부서졌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은 강도에게 죽임을 당했고, 사랑하는 자녀들은 실종되었습니다. 몸에는 부스럼이 나서 극심한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런 삶의 태풍이 불었지만 욥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태풍은 불어도 더 높은 곳에는 따뜻한 태양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태풍은 지나갔고 욥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평온을 찾았습니다. 저에게도 삶의 태풍이 불어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게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학연, 지연, 혈연’이 있습니다. ‘이념, 세대, 계층’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우리 사회를 이끌기도 하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도 합니다. 공정함과 정의가 함께 한다면 이런 것들은 분명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기심과 욕망이 함께 한다면 이런 것들은 우리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갈라서게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또 다른 힘들이 있습니다. ‘사랑, 믿음, 희망’입니다. ‘봉사, 희생, 나눔’입니다. 너무 약해 보이기 때문에 무시당하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나에게 이익이 생기지 않기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진정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들이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인류의 역사에 문명과 문화라는 찬란한 빛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것은 종교가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이것은 철학이 탐구했던 원리입니다. 이것은 지성이 깨달았던 진리입니다. 공자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의예지’의 삶이라고 했습니다. 부처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팔정도’의 삶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이웃’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처음처럼’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 전해졌던 복음을 충실히 따르라고 합니다. 복음은 유행처럼 철지나면 바뀌거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복음은 늘 변함이 없고,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 복음은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초대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복음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처음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복음을 받아들이고, 복음의 가치에 나 자신을 맞추라고 이야기 합니다. 복음이 나의 편의와 나의 생각에 따라서 변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두 가지 시선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율법학자의 시선입니다. 율법학자는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우리는 나의 이웃에게는 잘 해 줄 수 있습니다. 그 이웃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배웠고, 이웃에 같이 살았고, 또 내가 힘들면 나를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중심이 되면 ‘측은한 마음, 자비의 마음’은 생기기 어렵습니다. 세상은 ‘이해관계’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시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십니다. “누가 강도를 당한 사람의 이웃입니까?” 지금 상처를 입고, 지금 굶주리고, 지금 외롭고, 지금 헐벗고, 지금 아픈 사람들의 이웃이 되라고 하십니다. 그 사람들은 나에게 되갚을 능력도 없습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시선을 바꿀 것을 요구하십니다. 측은한 마음을 갖는다면, 자비의 마음을 갖는 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가 하느님을 따르는 진정한 이웃인지를 말해 주십니다. 사제와 레위인은 강도를 만나 상처를 입은 이의 진정한 이웃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길을 가던 사마리아 사람은 지금 강도를 만나서 상처를 입은 이의 진정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지금 아픈 사람의 이웃인지 질문을 하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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