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09 조회수2,720 추천수12 반대(0)

 

예전에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날씨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후는 예측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람의 삶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문화는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집안의 가구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주택의 유형은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매일 변하는 날씨는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온대기후인지, 열대기후인지, 사막기후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지만 그 사람이 동양인인지, 서양인인지, 아메리카 원주민인지, 아프리카인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집안의 가구는 여러 가지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이 한옥인지, 양옥인지, 아파트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도들 각자의 삶이 어떠한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분들이 어떻게 순교했는지, 어디에서 사목을 했는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잘 모릅니다. 자료가 풍부하지 않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도들은 예수님의 길을 따랐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것처럼 자기들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갔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등장하는 마르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마리아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마르타도 예수님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마르타는 마르타의 방식으로 예수님을 사랑했습니다. 마리아도 예수님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방식으로 예수님을 사랑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마르타도, 마리아도 똑같은 마음으로 사랑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중을 들던 마르타도,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마리아도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셨습니다. 루가복음 15장에서 아버지는 늘 곁에 있으면서 아버지의 일을 도왔던 큰 아들도 사랑했고, 멀리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둘째 아들도 사랑한 것과 같습니다.

 

연수원에 함께 있는 신부님들은 18명입니다. 교구도 다르고, 서품 연도도 다릅니다. 각자가 살아온 삶의 자리도 다릅니다. 그러나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못자리에서 함께 공부한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능력과 재능에 따라서 복음을 선포한 사제들입니다. 우리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고민한 신앙인입니다. 각자가 제시한 사목의 방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각자가 살아온 사목의 길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마르타와 같은 삶이었는지, 마리아와 같은 삶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우리들 모두가 걸어온 사목의 길을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사랑하는 배우자도 나와 성격이 다를 수 있고, 직장에서, 이웃에서도 그렇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격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없고, 직장에서도 즐겁게 지내기 어렵습니다. 본당에도 그렇습니다. 많은 단체들이 있고, 단체들은 서로 하는 일이 다르기도 합니다. 나와 다른 단체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배격한다면 본당 공동체는 분열되고 말 것입니다. 서로 다른 단체들을 받아들이고, 서로 협조할 때 본당 공동체는 발전 할 수 있습니다.

 

장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커다란 기둥은 성문을 열기에는 유용하지만 구멍을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쓰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지만 쥐를 잡는 데는 고양이만 못하다고 하였습니다. 재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엉이는 밤에 벼룩의 털까지도 보지만 낮에는 큰 산도 보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본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돌아온 동생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버지께 투정을 부린 큰 아들처럼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동생의 역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투정을 부린 마르타와 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말씀하십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꽃들이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듯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