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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몸도 깨끗이 씻지만, 마음과 영혼과 의지도 깨끗이 씻읍시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17 조회수1,937 추천수5 반대(0) 신고

 



몸도 깨끗이 씻지만,

마음과 영혼과 의지도 깨끗이 씻읍시다!

한 수도원에 들고양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들고양이지만 색깔도 연한 갈색에다

물결무늬까지 아주 잘 나왔고,

더구나 꽤나 붙임성이 있었습니다.

수사님들과 자연스레 친해진

고양이는 마치 집고양이처럼

편안히 지내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수사님들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주제는 고양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였습니다.

결과는 한 식구로 받아들이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한식구로 받아들여진 고양이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식탁 위에도 올라오지를 않나?

기도 시간에도 성당에 들어와

다른 수사님들을 따라

꾸벅꾸벅 졸지를 않나?

할수 없이 수사님들은

2차 회의를 개최했는데,

이번에도 주제는 고양이였습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다들 그간 고양이 한마리로 인해

겪었던 마음의 고통을 털어놓았습니다.

장시간에 걸쳐 열띤 논쟁이 거듭되었고,

마침내 꽤 두툼한 볼륨의

규칙서가 마련되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꽤나 웃기는

예화입니다만,

사실 유다인들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안식일 규정이며,

정결 예식 규정들도 다 동일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정결 예식 규정에 대한

바리사이들의 그릇된 패라다임을

한 마디로 산산조각내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루카 복음 1139)

하루에 몇번 정도 손을 씻으시는가요?

돌아보니 가난했고 위생관념이

별로 없던 어린 시절 기껏해야

하루 두세번 정도 손을 씻은 것 같습니다.

아침에 세수할 때 저녁에 자기 전에...

지금 생각하니 기가 막힌 일이기도 한데,

매일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은

꿈에도 상상할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손씻기가 하나의

자연스런 문화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물론이고,

화장실 다녀올 때 마다,

그리고 식사 전후...틈만 나면

손을 씻습니다.

환우들을 방문차 병원에 가면,

어디서나 눈에 띄게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손만 꼼꼼하게, 뽀득뽀득

잘 씻어도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예방할수 있게 된다니,

틈만 나면 손을 잘 씻어야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들어갈수록

여기저기 신경써서

씻고 닦고 관리하는 것,

참으로 꼭 필요한 노력임을 절감합니다.

이런 면에서 유다인들은 참으로

시대를 앞서 살았습니다.

의료 수준이 열악하던 시절,

틈만 나면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던 시절,

잘 씻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그들은 일찌기 파악했던 것입니다.

부모들은 자녀교육시 가장 먼저

잘 씻는 예절부터 철저하게 가르쳤습니다.

너무나 지혜로운 모습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이러한 위생 관념은

그들의 율법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었고, 정결예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유다인들은 식사전후,

외출전후뿐만 아니라,

기도나 예식 전에도

손을 씻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을 만나기 전,

몸뿐만 아니라 영혼과 정신도

씻는다는 아주 순수하고

기특한 의도였습니다.

정결례는 인간의 몸뿐만 아니라

점점 확대되어,

인간이 사용하는 잔이나

그릇등 생활용품에게도 적용되었고,

나중에는 아주 엄격하게 적용되어,

이를 어길시 강경한 질타와

처벌이 뒤따랐습니다.

위생적인 삶의 습관으로 시작된

정결예식이 율법의 근본정신을

능가하고, 마침내 신앙의 근간인

하느님 위에 서게 된 것입니다.

위생적인 삶을 위해 손과 발과

잔을 자주 씻으면 좋겠다는 습관이,

거룩한 사람인가 불결한 사람인가

가름하는 삶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웃기지도 않는 주객전도 현상을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 아주 강하게

유다인들의 그릇된 율법주의와

위선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을 질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루카 복음 1140~41)

우리네 인생에서 보다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지

늘 성찰해봐야겠습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늘 점검해봐야겠습니다.

지엽적이고 부차적인 것에

너무 몰입된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것,

좋으신 우리 주님,

사랑스런 동료 인간,

불멸의 사랑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주님 앞에 설때 몸도 깨끗이 씻지만,

마음과 영혼과 의지도

정결하게 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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