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22 조회수2,893 추천수10 반대(0)

 

연수원의 신부님들과 지내면서 관심분야가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분은 야구 선수에 대해서, 구단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유현진 선수가 소속된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콘서트를 좋아하는 분은 제주도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시간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가기 힘든 것이 콘서트인데 신부님은 잘 찾아 갑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분도 있습니다. 김밥을 한 줄 가지고 하루 종일 낚시를 하곤 합니다. 많이 잡으면 함께 나누겠다고 합니다. 많이 잡아서 매운탕을 함께 먹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은 걷은 것을 좋아하십니다. 숲길, 오름, 올레를 걸으면서 제주의 가을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제주에는 걷기 좋은 곳이 참 많습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함께 걷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맛집과 멋집을 찾아다닙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맛있는 집, 경치가 아름다운 멋집을 밴드에 올려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어떤 분은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승마를 배우기도 하고, 스킨 스쿠버를 배우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차량 봉사를 자원하십니다.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도하고, 수녀님들이 원하는 곳을 모셔다 드리기도 합니다. 저는 매일 강론을 정리하고, 강의를 요약하고, 제주로 성지순례를 오신 분들을 위해서 강의를 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의 다양한 관심분야가 연수원의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신부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신부님들의 강론을 듣는 것은 영적인 음식을 먹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성서말씀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육적인 것, 세상의 것을 따라가지 말라고 합니다. 육적인 것과 세상의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재물만을 쫓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 가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울기도 하고, 돈 때문에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우리에게 힘과 권위를 주기도 합니다. 돈은 자신감을 주기도 하고, 돈은 풍요로움을 줍니다. 그래서 때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리 대신에 그 자리에 돈을 놓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돈은 하지만 몇 가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첫째는 돈이 많아지면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헐벗은 사람들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부자가 라자로를 보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자는 시장에 갈 일도 없고, 버스를 탈일도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날 일도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돈이 많아지면 교만하게 됩니다. 안 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모든 것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만해지고, 교만해지면 하느님을 찾을 일도 없어집니다. 갑질을 통해서 구설수에 오르는 사람은 대부분 돈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셋째는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계속 가지려고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남을 속이기도 하고, 양심을 팔기도 하고, 친구를 배신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멀어지기도 합니다. 재산 때문에 형제들이 갈라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산 때문에 죄를 짓기도 합니다.

 

신앙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과 연결되지 않는 신앙은 힘이 없고, 생기가 없으며, 위기와 고통의 순간이 찾아오면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연결된 신앙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신앙은 늘 기쁨이 충만하고, 즐거우며, 고난과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해 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세상의 것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선행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영원히 썩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곳에 우리의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고 하십니다. 세상의 것들은 사라지고, 좀이 생기고, 남이 와서 빼앗아 가기도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신뢰하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는 사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곳에 보물을 쌓아두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길이와 순서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갈 곳을 모르는 우리에게,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요? 가장 믿을 만 한 분은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를 죽음 이후에도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세상의 곳간에 쌓아 놓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믿고,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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