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마음에 뿌린 씨앗’이라는 책의 내용이다. 온갖 사치를 누린 여인이 있었다. 그녀가 죽어 천국에 당도하자 한 천사가 집을 안내했다. 아름다운 저택들을 지나기에 그 가운데 하나겠지 생각했다나. 큰길 지나 작은 변두리로 왔다. 바로 그 언저리에 있는 오두막보다 나을 게 없는 집에 이르렀다. “저게 네 집이다.” 안내하던 천사의 말이었다. “뭐요! 저 집요? 저기서는 살 수 없어요.” “안됐구나. 하지만 네가 보낸 자재로는 저 정도밖에 지을 수 없었단다.”라고 천사는 말했다. 천국에서 살 집은 우리가 살아생전 보낸, 딱 그 자재로만 짓는단다. 그 곳간에는 바로 지상에서 비워진 만큼만 쌓였다나.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으셨다. “어떤 부유한 이가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이것을 모울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말하였다. ‘곳간들을 더 크게 지어 거기에 모아야겠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쓸 많은 것을 쌓았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자.′’ 그러나 하느님께서 이르셨다. ‘이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 네 목숨을 되찾으리라. 그러면 그것들은 누구 차지냐?’ 자신을 위해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께는 부유하지 못한 이는 이러하다.”(루카 12,16-21 참조)’

예수님께서 알려 준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는 자신이 쌓아 놓은 재물 모두에 온갖 희망을 걸었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재물을 축적하는 데에만 있었지, 진정 남과 나눌 줄을 몰랐다. 그는 그 재물과 함께 영원히 살줄로만 생각을 했다. 예수님은 이 부자야말로, 하느님 눈에 가장 어리석고 가련한 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우리가 살면서 비운 만큼 하늘의 곳간에 쌓인다는 거다. 지금 많은 이가 이기주의와 황금만능에 빠져 산다. 그들은 영적인 삶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에, 하느님 나라는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재물만을 위하면서 그것으로 만족해한다. 우리는 과연 하느님 눈에 드는 부자일까, 아니면 어리석을까? 다들 하느님 눈에 드는 지혜로운 부자가 되자.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 소유한 것을 마음껏 써 보지 못하고 세상 떠나는 게 아쉬운 이보다, 살아갈 날이 구만리 같이 멀게 느껴져 의식주가 걱정되는 이가 더 많은 세상이란다. 돈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고 친구를 배반하고 부모까지 모른 체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경제가 최고의 경지가 된 지경이다. 자연도 서슴없이 파괴하고 질서도 금방 바꾸려 든다. 그렇게 하면 진정 행복한 세상이 당장이라도 오는 것인지?

인간이 동물과 다른 건 소유의 본능을 이겨내는 나눔의 삶이 있다는 것이리라.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라는 말씀은, 우리가 결국 하느님께 돌아갈 때 세상 것들을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가야 할 것임을 기억하게 한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다. 내가 소유한 것보다 나를 소유하고 계신 하느님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