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교회] 신경 대신 사도신경을 바칠 수 있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도신경’은 3세기 「사도전승」에서 유래하며, 이 시기는 온 교회가 함께 박해를 받으며 긴밀히 일치해 있었고 서로 전례서를 교환하며 동질의 전례전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사도신경 역시 온 교회가 공유하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초세기 교회에서 신앙고백의 원래 자리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순간인 세례식이었으며 그래서 이것을 ‘세례신경’이라고도 부릅니다. 세례신경은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나기 직전에 교회의 신앙을 받아들임을 고백하는 ‘본연의 신앙고백문’이었습니다.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에 관한 심각한 신학논쟁을 거친 후 325년 니케아 공의회는 교의에 따라 사도신경의 본문에 여러 표현을 첨가하였으며,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 제1차 공의회에서 최종적으로 보완하여 선포했는데 이것이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하 ‘신경’)입니다. 4세기 이후로 로마제국이 동서로 나뉘어 통치하면서, 교회의 전례전통도 차츰 분리되어 각기 발전하였습니다. 589년 서방교회는 신경의 “성령께서는 성부에게서 발하시고”를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Filióque ...)라고 원문과는 달리 번역하였습니다. 9세기에 이르러 이 문제로 논쟁이 일어났으며, 결국 1054년에 이르러 동서방 교회는 서로를 파문하였고, 이 문제는 오늘날까지 해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 있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로 여러 개신교 종파에서 신경과 함께 사도신경을 사용하였습니다. 로마 전례는 2002년에 로마 미사 경본 제3판을 반포할 때, 신경과 함께 사도신경 또한 제시하였으며, 특히 주님의 수난과 부활에 동참하는 세례신학이 강조되는 사순시기와 부활시기에는 사도신경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였습니다.(미사통상문 19항) 사도신경은 초세기에 온 교회가 공유하던 본연의 신앙 고백문이며, 서방교회가 동방교회 및 개신교 종파와의 관계에서 하나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는 신경으로서 에큐메니즘의 성격 또한 지닙니다. [2023년 10월 1일(가해) 연중 제26주일 가톨릭부산 3면, 전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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