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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27.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27 조회수2,109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13, 1-9(연중 29주 토)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루카 13, 3)

 

그렇습니다. 우리가 멸망하는 것은 지은 죄 때문이 아니라, 죄를 회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회개는 자신의 죄를 바라보고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는 일반적인 회개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뉘우침돌아옴을 말합니다. 곧 내면적, 정신적 뉘우침과 행위의 실천적 돌아옴을 말합니다. 그것은 우선 자신의 죄를 보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깨닫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하여 내적으로 죄를 뉘우치되 죄를 용서받았기에 뉘우치는 것이요, 외적으로는 돌아오되 죄 없는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신 하느님의 사랑에로 돌아옴을 말합니다.

(사실, “회개를 뜻하는 히브리어(슈브)는 길을 벗어나 굴러가는 바퀴를 되돌리는 것을 뜻하고, 희랍어(μετανοια)돌아서다’(μετα)정신’(νοοσ)이라는 말의 복합어인데, 희랍문화에서는 정신’(noos)에 의해서 각자의 영혼’(psyche)이 생겨나고 영혼이 보이게 구현되는 것이 육체’(soma)라고 하기에, ‘정신의 돌아섬을 뜻하는 회개”(μετανοια)는 곧 육체와 영혼과 정신의 전인격적인 돌아섬이요 전환을 말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옴이라는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회개를 촉구하셨습니다(마르 1,15; 마태 4, 17).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 15)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믿는 것회개, 그 복음은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회개는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다(루카 13, 3)라는 말씀은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말씀이 됩니다. 곧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완고함과 고집으로 이미 온 하느님 나라를 믿지 않고, 이미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멸망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회개는 단순한 죄의 인식이나 깨달음, 혹은 단순한 자기 성찰이나 자기반성이 아니며, 단지 죄가 없는 죄의 공백 상태나 죄의 진공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의 용서와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죄가 없어진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에게로 돌아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가 회복된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희망을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 곧 하느님의 관점에서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이처럼, “회개는 단순히 죄의 어둠을 벗어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나아감을 말합니다. 곧 넘어진 채 넘어진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비를 입고 일어서서 넘어진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한편, 포도 재배인은 주인에게 말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루카 13, 8)

 

사실, 범한 죄로 본다면, 저는 이미 뽑혀도 수백 번 뽑혀지고 말았을 열매 맺지 않는 쓸모없는 나무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여기 주님의 정원에 심겨져 있다는 것은 이미 용서받았다는 표시입니다. 또한 저를 사랑하고 희망하고 기다려주고 계신다는 표시요, 믿고 계신다는 표시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는 무화과나무인 저를 그냥 바라만 보고 계시지는 않으십니다. 제 둘레를 파고 축복과 말씀의 거름을 주십니다. 열매 맺도록 기다리시고, 돌보시고, 희망하시고 계십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가 뉘우치고 당신의 사랑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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