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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0주일/며느리 흉보는 시어머니, 시어머니 흉보는 며느리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27 조회수2,537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마르코 10,46ㄴ-52)   

   오늘의 묵상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는 외칩니다. 사람들이 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언제 또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는 절박했습니다. 소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질병도 낫게 하시는 분이란 소문입니다. 그의 애절함은 마침내 예수님의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를 불러오너라.” 주님의 말씀에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습니다. 그러고는 그분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눈을 뜬 바르티매오는 평생 ‘그 순간’을 간직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의 감동을 전했을 것입니다. 그의 감동에 우리 역시 동참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게 내려졌던 은총이 얼마나 위대하고 따뜻한 것이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애절한 무엇이 없는지요?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고’,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그 무엇’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풀리지 않는 ‘그 어떤 일’입니다. 바르티매오의 심정이 되어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이 복음의 교훈입니다. 우리는 눈먼 이가 아니지만 영적으로 눈멀 수 있습니다. 믿음의 길을 ‘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면 누구나 영적으로 눈먼 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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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흉보는 시어머니, 시어머니 흉보는 며느리 "


"이것이 꿈이냐, 생시냐, 꿈이거든 깨지 말고 생시거든 어디 보자~"

판소리 심청가 중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는 극적인 장면에서 부르는 소리 한 대목입니다. 우리나라 판소리에서는 시각장애인이 눈을 뜨는 장면이 이렇게 극적입니다만 성경에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며 고쳐 달라고 애원하는 바르티매오 라는 시각장애인을 단번에 고쳐주십니다. 예수님의 권능과 한 시각장애인의 믿음을 통해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시각장애인이 이제껏 예수님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상황으로 미뤄 소문으로만 들었던 것 같은데, 시각장애인은 그것만으로도 예수님께서 자신을 치유해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아무리 말려도 시각장애인은 적극적으로 예수님께 매달렸으며 예수님께서는 그의 염원을 이뤄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생각해 볼 것은 누가 과연 예수님을 알아보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바르티매오가 찾아오기 전에도 예수님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은 성한 눈을 갖고도 예수님이 구세주이심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바르티매오는 시각장애인이었지만 풍문으로만 들었던 예수님이 구세주이심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두 눈을 갖고도 시각장애인보다 못하고, 또 두 귀를 갖고 있으면서도 귀머거리보다 못하며, 입을 가졌어도 벙어리만도 못한 삶을 사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들으며 바르게 말할 수 있는 지혜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옛날에 사이가 나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서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시어머니는 며느리 흉을 보느라고, 또 며느리는 시어머니 험담을 하느라고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어머니가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게 되었는데 아주 힘든 보속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10번씩 며느리를 칭찬하되 일주일간 계속하라는 신부님 엄명이 내려진 것입니다.  

큰일이 났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며느리를 칭찬해야 하겠는데 시어머니는 통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튿날 새벽에 시어머니는 부엌에서 밥을 하는 며느리를 보았습니다.  

"피곤할 텐데 일찍도 일어났구나." 

칭찬인지 아닌지 애매하게 말을 걸어 봅니다. 그래도 그 소리만 듣고도 며느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또 밥을 먹다가 시어머니가 억지로 한 소리를 합니다. "오늘 아침 밥이 참 잘 되었구나. 며느리가 밥을 맛있게 했네." 

칭찬하는 말이 입에서 잘 안 나오지만 억지로라도 내뱉어봅니다. 보속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시어머니의 칭찬하는 소리에 며느리는 그만 감복을 하였습니다. 그 말 한 마디에 가슴에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시어머니는 이렇게 청소하는 며느리를 칭찬하고 빨래하는 며느리를 칭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칭찬을 하루에 10번도 넘게 하게 되었습니다. 며느리는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았고 시어머니 또한 마음이 조금씩 기뻐졌습니다. 그 날 밤에 이 두 사람은 둘 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억지로 했지만 이렇게 칭찬을 하고 보니 무척 기분이 좋았으므로 시어머니는 슬그머니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며느리가 고생이 많은데 앞으로는 잘 해줘야 되겠구나.' 또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시어머니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요. '내일부터 잘 해드려야지.' 이런 마음으로 두 사람 모두 잠자리를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룬 것이지요.  

좋게 보고 좋은 말을 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면 삶이 달라집니다. 오늘 바르티매오가 시각장애인이었으면서도 예수님을 알아보고 큰 은혜를 받았듯이, 바른 눈과 귀와 입을 통해서 함께 사는 이웃의 좋은 면을 보고, 듣고, 말하기를 노력한다면 우리도 바르티매오가 받은 기적 못지않은 큰 은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여러분의 눈과 귀와 입을 통해 하느님 나라가 더욱 풍성하게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 [말씀자료 : -이기양신부- [편집 : 원근식 요아킴]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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