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30 조회수3,850 추천수9 반대(0)

 

제주도에는 숲길이 많습니다. 사려니 숲길, 장생이 숲길, 치유의 숲길을 가보았습니다. 화산섬인 제주도에는 바위가 많습니다. 숲길은 그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바위는 나무를 뿌리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나무는 바위를 보듬어 안으며 하늘높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거친 자연환경이지만 서로를 밀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가는 바위와 나무였습니다. 그곳에 신선한 공기가 있었고,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새들과 나비가 있었습니다. 자연은 적자생존의 치열한 싸움터가 아니었습니다. 자연은 약육강식의 구조로 이루어진 생존의 피라미드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다윈의 진화론은 같은 생각을 가졌던 알프레드 러셀 윌리스라는 사람과 함께 연구된 것입니다. 윌리스는 다윈과 같은 진화론을 연구하였지만 적자생존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약한 존재들을 보호하고, 힘을 주는 진화론을 전개했습니다.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기 보다는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진화론을 전개했습니다. 평민이었던 윌리스의 진화론이 받아들여졌다면 우수한 종족만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나치의 광기는 약한 이웃을 도와주는 온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윌리스의 진화론이 받아들여졌다면 탐욕의 시장으로 변한 빈익빈부익부의 세상이 만인은 일인을 위해, 일인은 만인을 위해 서로 돕고 연대하는 세상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욕심이 세상은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그 결과는 생태계의 파괴를 이끄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요? 머물 곳이 너무 많아서 아무도 도태되거나, 무시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되듯이 하느님나라는 작은 꿈이 아름다운 현실이 되는 곳입니다. 작은 누룩이 큰 빵을 만들 듯이 작은 꿈이 모여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아픈 이, 외로운 이, 가난한 이, 이방인, 난민, 어린아이, 장애인들도 모두가 사람다운 대접을 받는 곳입니다.

 

잘못했을지라도 뉘우치면 공동체로 돌아올 수 있는 따뜻한 곳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서로 입을 맞추고, 사랑과 평화가 함께 춤을 추는 곳입니다. 바위와 나무가 아름다운 숲을 만드는 곳자왈이 되었듯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여 하느님나라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류와 세상에 새로운 진화를 이야기하셨습니다. 그것이 아름답게 드러나는 것이 돌아온 아들을 품어주는 아버지의 자비입니다. 자신이 것을 기꺼이 나누고 빚진 것이 있다면 4배로 갚아 주겠다는 자캐오의 회심입니다. 강도를 당한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연민입니다. 새로운 세상은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싸움터가 아니었습니다. 희생과 나눔, 자비와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하느님나라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과 선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택의 기준을 참된 행복을 통해서 보여 주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옛 예언자들도 너희에 앞서 같은 박해를 받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