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31 조회수2,281 추천수9 반대(0)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연수원에 온지도 어느덧 2달이 넘어갑니다. 오늘 가장 바쁜 가수가 있습니다. 잊혀진 계절의 가수 이용입니다. 애틋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가을의 깊이를 더해 주기 때문입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는 것은 아쉬움입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낙엽에서 봄을 보는 것은 설렘입니다. 오늘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무엇을 보시고 싶으신지요?

 

제주도에 방주교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라고 합니다. 우연히 길의 표지판을 보고 방주교회를 찾았습니다. 조경도 잘 되어 있었고, 방주처럼 건축된 교회도 세련되고, 아름다웠습니다. 물위에 떠있는 방주처럼 교회는 세상에 지친 이들에게 피난처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교회 한곳에 붙어있던 현수막이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법적인 문제가 있었고, 더 이상 교회에서는 예배를 볼 수 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이었습니다. 1년에 몇 십만 명이 찾는 제주도의 관광지는 될 수 있었지만 그곳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는 예배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주님을 찬미하며, 친교를 나누는 예배의 장소로도 교회가 기능을 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좁은문을 이야기하십니다. 화려하고 멋진 건축물이지만 하느님을 찬미하고, 친교를 나눌 수 없다면 좁은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진리를 독점하고, 권위를 내세우면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좁은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어 놓으면 이익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좁은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양 냄새 나는 목자가 없다면, 고통 받는 이들을 외면한다면, 빈부의 격차로 가난한 이들이 소외된다면 역시 좁은문은 아닐 것입니다.

 

현실의 삶이 우선인 사람에게는 하늘나라로 가는 길이 너무 좁게 느껴질 것입니다. 성공, , 명예, 출세가 우선인 사람에게는 하느님 나라는 먼 훗날 가도 되고, 안가도 할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잠시의 쾌락과 경쟁에서의 승리 때문에 기도와 미사는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 나라는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 일 것입니다.

 

예전에 맹인가수 이용복씨가 부른 노래가 있습니다. 제목은 어린 시절입니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눈사람처럼 커지고 싶던 그 마음 내 마음. 아름다운 시절은 꽃잎처럼 흩어져 다시 올 수 없지만 잊을 수는 없어라.”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마음에 담고 사는 사람에게는 결코 좁은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늘나라는 사법고시 보듯이 공부를 해서 가는 곳은 아닐 것입니다. 손 흥민 선수처럼 월등한 체력과 실력이 있어야 가는 곳은 아닐 것입니다. 삼성이나 현대처럼 엄청난 재력이 있어야 가는 곳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뛰어나고, 능력이 있고,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좁게만 보이는 곳이 하늘나라일지 모릅니다. 하늘을 두려워하며 섬기는 사람, 가족을 사랑하고 돌보며, 이웃과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하늘나라는 결코 좁은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원의 문을 열수 있는 열쇠는 희생과 나눔입니다. 십자가와 사랑입니다. 믿음과 희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와 사랑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믿음과 희망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희생과 나눔으로 천국 문을 여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 길은 편하고 좋은 길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 길은 비록 좁고 험하지만 누구나 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