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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베드로 사도 감옥에 갇히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01 조회수3,208 추천수2 반대(0) 신고

베드로 사도 감옥에 갇히다

 

헤로데 (아그리파스) 임금이 교회에 속한 몇몇 사람을 해치려고 손을 뻗었다. 그는 먼저 요한의 형 야고보를 칼로 쳐 죽이게 하고서, 유다인들이 그 일로 좋아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도 잡아들이게 하였다. 때는 무교절 기간이었다. 그는 베드로를 붙잡아 감옥에 가두고 네 명씩 짠 네 개의 경비조에 맡겨 지키게 하였다. 무교절 축제가 끝나면 그를 백성 앞으로 끌어낼 작정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베드로는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간절하게 기도하였다.(사도 12,1-5) 

 

  헤로데 아그리파스는 야고보 사도를 처형하고 나서 그 처형에 대한 유다인들 곧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유다인들의 반응이 어떤지를 살폈다. 그런데 그들이 야고보의 처형을 너무나 좋아하자, 헤로데는 그리스도인들이 유다사회에서 공공의 적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리스도교 수장인 베르로 사도를 잡아들인다. 헤로데가 베드로를 잡아들인 때는 유다 절기 중 가장 거룩한 절기인 무교절 축제 기간이었다. 무교절 축제란 파스카 저녁 식사와 함께 시작되어 7일 동안 계속되는 축제를 가리킨다. 유다인들은 무교절 축제 기간에 사형집행을 하는 것은 신성모독의 행위로 간주했다. 그래서 헤로데는 베드로를 즉시 처형하지 않고 축제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헤로데가 교회의 지도자들을 연달아 잡아들여 죽이는 이유는 유다인들을 기쁘게 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유다법을 어기면서 베드로를 서둘러 처형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베드로는 참으로 삼엄한 경비 속에 갇혀 있다. 각 조 네 명으로 구성된 병사들이 세 시간마다 교대로 그를 감시하고 있다. 병사 두 명은 감옥 문 앞을 지키고 있었고, 두 명은 감옥 안에서 베드로를 지키고 있었다. 베드로의 두 손은 쇠사슬에 묶여 있었고, 그 쇠사슬은 바로 옆에 있는 병사 두 명의 팔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렇게 삼엄하게 베드로를 지킬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 베드로는 앞서 감옥에서 탈출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유다 최고의회가 베드로를 비롯한 열두 사도들을 감옥에 가뒀을 때,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서 그들을 풀어준 적이 있었다.(사도 5,17-25) 최고 의회는 그때 사도들이 어떻게 해서 감옥문을 빠져나갔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사도들이 탈옥수 신창원처럼 신출귀몰하는 인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헤로데에게 알려주었을 것이다. 

 

  야고보 사도가 속절없이 죽임을 당하고, 베드로 사도마저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통치자의 절대 권력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탄원기도였다. 그들은 베드로가 감옥에 갇힌 순간부터 기적적으로 감옥에서 나올 때까지 줄곧 간절하게 기도 드렸다. (사도 12,1-12) 여기서 '간절하게'를 가리키는 그리스 동사 에크테네스evktenh,j는 예수님이 겟세마니에서 두려워 떨며 피땀을 흘리면서 기도했을 때에 사용된 단어다. 왜 같은 단어가 여기서 사용되었는가? 초대교회 성도들이 베드로의 안위를 위해 드렸던 기도는 인내가 너무나 요구되는 힘겨운 기도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사도행전 처음부터 지금 12장까지 서술된 초대교회 신자들의 기도는 즉시 응답되었다. 하지만 헤로데의 박해 앞에서 드린 기도는 달랐다. 이미 야고보 사도가 신자들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한 채 죽임을 당하였다. 그리고 이제 베드로마저 감옥에 갇혀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신자들은 베드로의 석방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데, 무교절 축제 기간이 다 끝나가지만, 어떤 기도 응답도 없다. 내일 날이 밝으면 베드로는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들은 겟쎄마니 동산의 예수님처럼 괴로움과 두려움 속에 인내하며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

 

송봉모 토마스 모어 신부 ㅣ 서강대학교 신학대학교 교수 

 

예수회 후원회 / 이냐시오의 벗들 2018. 11월호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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