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08 조회수2,753 추천수7 반대(0)

 

매일 아침 샤워를 하면서 따뜻한 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밸브를 뜨거운 곳으로 돌리면 너무 뜨거워서 샤워할 수 없습니다. 밸브를 차가운 곳으로 돌리면 너무 차가워서 샤워할 수 없습니다. 온도를 표시하는 숫자가 없어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의 경계를 찾으면 편하게 샤워를 할 수 있습니다. 방의 온도도 그렇습니다. 외부의 날씨에 따라서 온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높으면 지나치게 더워서 무기력해지곤 합니다. 너무 낮으면 추위를 많이 느끼기 때문에 불편하기도 합니다. 역시 적당한 온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과도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친하다고 너무 가깝게 나의 삶 안으로 들어오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서운하다고 너무 멀리 있으면 오해하게 되고, 역시 생활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샤워기의 물은 평균을 내는 것이 좋지만, 방의 온도도 적당한 온도를 맞추는 것이 좋지만 이웃들과의 관계는 중용의 멋이 필요합니다. 내게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중용입니다. 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하면서 다가가는 것이 중요입니다.

 

현대사회를 이끌어오는 4가지 패러다임이 있습니다. 풍요와 발전의 기둥이 되었고 많은 장점을 지닌 패러다임입니다. 오로지 물질만이 중요하다는 물질 만능주의입니다. 적자생존, 양육강식의 모델이 된 진화론입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모든 것은 유전자 속에 있다는 유전자 중심론입니다. 진화는 임의적으로 일어난다는 믿음입니다. 그러나 이런 패러다임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가치들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신화와 종교, 생명과 나눔의 가치입니다. 물질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이 세상은 엄청난 에너지가 함께 하고 있으며 물질은 에너지에 의해서 형성되기고 하고, 변화되기도 합니다. 진화는 적자생존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연대와 협력, 나눔과 상생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이끌어 왔습니다. 유전자는 생명이 머무는 장소이며, 유전자는 생명이 입고 있는 옷입니다. 생명은, 우리의 삶과 역사는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의지와 창조적인 노력에 의해서 이끌어 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주사위 놀이를 통해서 진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임의의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 같지만 진화는 일정한 패턴과 방향을 향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는 우리 보다 오랜 시간 지구별에 살아왔습니다. 박테리아는 어려운 환경이 주어지면 특정한 박테리아가 변이의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특정한 박테리아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삶을 이어갑니다. 작지만 우리보다 훨씬 오래 지구별에서 살고 있는 개미도 그렇습니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면 몇몇 개미들이 전체 개미들이 갈 방향을 제시하며 다른 개미들은 새로운 길을 찾은 개미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셨습니다. 물질로 이루어진 것 같은 이 세상은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이끌림에 의해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적자생존, 양육강식의 살벌한 정글이 아니라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서 함께 사는 공동체라고 하십니다. 가장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 진정한 진화라고 말씀하십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인연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듯이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과 친교에 연결되어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희생과 죽음으로 맺어진 신비체이며, 우리는 모두 하느님과 연결된 공동체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시작이며 마침이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머무는 존재입니다. 삶의 순간에 임의성이 있어서 갈등, 분열, 전쟁, 폭력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언젠가는 사랑, 평화, 일치, 나눔의 공동체를 이룰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영으로 예배하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자랑하며 육적인 것을 신뢰하지 않는 우리야말로 참된 할례를 받은 사람입니다.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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