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0 조회수2,151 추천수9 반대(0)

 

잠시 일이 있어서 서울에 왔습니다. 서울의 숙소에서 하루를 지내면서 조금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제주에서의 시간이 제게 더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몸이 있는 곳에 우리들의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지갑이 열리는 곳에 우리들의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신앙인들은 매일의 삶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하며 사랑을 청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입니다. 우리가 매일 드리는 성호경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입니다. 우리가 매일 드리는 영광송은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영원히 아멘입니다.

 

신앙인들을 포함해서 현대인들은 또 다른 삼위일체를 모시는 것 같습니다. 물질, , 기계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은 쪼개고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나무도, 새도, 양과 소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은 영혼과 정신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은 그러기에 마음대로 다루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주의는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해결 해 줄 수 있습니다. 돈으로 여행을 갈 수 있고, 돈으로 집을 살 수 있고, 돈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의 노예가 되면 사랑하는 이웃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돈은 갑질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돈은 양심을 버리고, 이웃을 배반하도록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돈 때문에 상처를 주고, 죽이고, 죽었는지 모릅니다. 기계는 힘든 일을 대신해 줍니다. 세탁기, 청소기, 자동차, 기차, , 비행기는 우리의 손과 발을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컴퓨터, 인터넷, 가전제품은 우리를 하나의 기계처럼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기계는 자비와 연민이 없습니다. 기계는 총이 되었고, 미사일이 되었고, 원자폭탄이 되었습니다. 기계는 입력된 대로, 명령받은 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인공지능은 상상을 초월할 일을 할 것입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선한 일은 아주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하고, 악한 일은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하지 마라!’ 잠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 짧지만 좋은 글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도박 때문에 큰돈을 잃는 사람은 없습니다. 적은 돈일지라도 습관이 되면 나중에 큰돈을 탕진하게 됩니다.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작은 것들이 나중에 한 사람의 인격을 그릇된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성당에 나오지 않는 분 중에서 커다란 이유로 성당에 나오지 않는 분도 있지만 많은 분은 작은 이유로 성당에 나오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여서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성당에 나가지 않는 일도 있고, 어쩌다 한번 주일 미사를 빠졌는데, 그 뒤로 성당에 나가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학교 공부 때문에 성당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고, 나중에 대학에 가서도 성당에 나오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재물을 좀 더 얻기 위해서 열심히 일합니다. 의사가 처방전을 주면 약국에 가서 약을 사는 것도 빨리합니다.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의사의 지시대로 금식하기도 하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 시간 약속을 반드시 지키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영혼이 아플 때,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보람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는 일이 재미없고, 성당에 나가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즉시 영혼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피정을 하거나, 사제에게 면담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서를 묵상하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우리가 영적인 일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일에도 충실해야 하지만, 영적인 건강도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은 과거의 일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은 자비하시니, 과거 나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또한,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은 오늘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니 오늘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구하여라. 찾을 것이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은 내일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삶의 여정에서 찾아오는 많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의 희생과 헌신을 배워야 합니다. 성령의 따뜻함과 온화함을 배워야 합니다. 이 세상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친교와 봉사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또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친교와 봉사로 연결된 공동체임을 알아야 합니다. 작은 일일지라도 주님을 위한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