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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곱에게 속아서 축복해 주었다는 걸 강조해야만 했던 이사악의 마음 ...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1 조회수1,7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야곱에게 속아서 축복해 주었다는 걸 강조해야만 했던 이사악의 마음 ...

 

그도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 들고 가서 말하였다. "아버지, 일어나셔서 아들이 사냥해 온 고기를 잡수시고, 저에게 축복해 주십시오." 그의 아버지 이사악이 그에게 "너는 누구냐?" 하고 물으니, 그가 "저는 아버지의 아들, 아버지의 맏아들 에사우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이사악이 깜짝 놀라 몸을 떨면서 말하였다. 그렇다면 사냥을 해서 나에게 고기를 가져온 자는 누구란 말이냐? 네가 오기 전에 나는 이미 그것을 다 먹고, 그에게 축복해 주었다. 그러니 그가 복을 받을 것이다. 이사악이 말하였다. "네 동생이 와서 나를 속이고 네가 받을 축복을 가로챘구나." (창세 27,31-33.35) 

 

이사악은 별미를 만들어 온 이가 에사우라는 걸 확인하고서 깜짝 놀라 몸을 떨면서 말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이러한 이사악의 과도한 반응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사악이 자신은 야곱에게 속았지 야곱이라는 걸 알고 축복해 주지 않았다는 걸 오히려 강조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이사악은 야곱에게 속았다는 걸 강조할 수밖에 없었을까를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사악은 야곱보다 에사우를 더 사랑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사랑한 아들 에사우가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게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어차피 야곱이야 속이려고 마음 먹고 속인 것이기에 자신이 에사우라고 속이고 축복을 가로챈 모든 책임을 야곱에게 전가한다고 해서 야곱에게 특별히 더 피해가 갈 것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아버지 이사악이 야곱이라는 걸 알고도 축복해 주었다는 걸 에사우가 알게 되었다면 그때에 에사우가 받을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걸 예상했던 아버지 이사악은 그래서 자신은 절대로 아무것도 모르고 속아서 축복해 주었다는 걸 더 특별하게 온 몸으로 강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깜짝 놀라 몸을 떨면서" 말하였던 것이지요. 과도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지혜롭게 일을 잘 처리한 이사악은 그 이후 80년 동안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큰아들 에사우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사우도 그 이후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사우는 자기 아버지 이사악이 가나안 여자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도 보았다. 그래서 에사우는 아내들이 있는데도 이스마엘에게 가서, 다시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아들였다."(창세 28,8-9)고 합니다. 이렇게 에사우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훗날 에사우와 야곱이 만났을 때에 보면 야곱은 무척 형 에사우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 에사우는 이미 동생의 모든 것을 용서하였고 다 받아들인 상태에서 야곱을 만나주는 장면을 보면, 이사악의 지혜로움으로 인해 맏아들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에사우가 아버지 이사악의 충만한 사랑으로 대단히 은혜로운 사람으로 변해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에서 이사악의 지혜로움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아들을 모두 은혜로운 사람으로 만든 이사악의 지혜를 청해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이사악, 야곱, 에사우,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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