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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2주일 (평신도 주일)]가난한 과부의 헌금 (마르 12,38-44)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1 조회수2,019 추천수0 반대(0) 신고

 

 

[연중 제32주일 (평신도 주일)]가난한 과부의 헌금 (마르 12,38-44)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넣었기 때문이다."(43ㄴ~44)

 

마르코 복음 12장 38절~40절까지는 예수님께서 성주간 화요일 예루살렘 성전에서 행하신 마지막 설교 말씀이며, 12장 41절~44절예루살렘 성전에서 그날 일어난 마지막 에피소드요 활동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유다 종교 지도자들과 수차례 논쟁을 마치시고, 이제 마지막으로 군중들을 상대로 위선적인 유다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경계 및 그들에게 내릴 화를 선포하시는 이다(마태23,1~36; 루카20,45~47 참조).

 

특히 마르코 복음 12장 40절에 나오는 '과부'에 해당하는 '케라'(chera; widow)가부장적 사회였던 유다 사회에서 가장을 여윈 자로서, 고아와 더불어 경제력을 잃어버린 대표적 부류이며, 사회적으로 가장 보호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된다(탈출22,21; 신명24,17).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율법을 잘 지키고 남들보다 더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도와주어야 할 율법학자들이 그러한 과부들의 가산을 강제적으로 혹은 교묘하게 착복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악행이며, 반율법적인 행위이다.

 

여기서 '가산'에 해당하는 '오이키아스'(oikias; houses)의 기본형 '오이키아'(oikia)는  일차적으로 '집'을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건물로서의 집만이 아니라 집으로 대표되는 모든 재산을 뜻하는 비유법으로 쓰였다.

 

이제 마르코 복음 12장 41절~44절까지는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헌금을 바치는 자들의 태도를 자세히 관찰하시고,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시는 내용이 나온다

(루카21,1-4 병행).

 

여기서 '헌금함'은 성전 안의 '여인의 뜰'에 있었다. 이곳은 이방인의 출입이 통제되었고, 남녀 유다인들만 출입이 허용되었다.

이곳은 남자들의 뜰이라고 불리는 '이스라엘의 뜰'과 '이방인의 뜰' 사이에 위치하며, 벽들 따라 일렬로 놋쇠로 된 나팔 모양의 헌금함이 13개 놓여 있었다.

이 가운데 9개는 성전세나 희생 제물 대신에 바치는 헌금을 넣는 함이었고, 4개는 성전의 수리와 장식을 위한 헌금을 넣는 함이었다.

 

마르코 복음 12장 41절'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넣었다'라고 나오는데, '많은 부자들이'에 해당하는 '폴로이 플루시오이'(polloi plousioi; many rich people)'큰돈'에 해당하는 '폴라'(polla; much; in large amounts)를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부자들이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많은 헌금을 했다는 말인데, 그들이 인간적인 과시를 위해 헌금을 했다는 암시를 강하게 주는 것이다.

 

특히 '넣었다'에 해당하는 '에발론'(eballon; threw; cast in)'넣다', '던지다' 라는 뜻의 '발로'(ballo)의 미완료형으로서, 미완료 시제가 행위의 계속과 반복을 나타낸다는 점을 볼 때, 그들이 자신이 부자임을 드러내기 위해 많은 헌금을 계속해서 헌금함에 넣었음을 묘사한 것이다.

 

한편, 가난한 과부가 넣은 '렙톤 두 닢'에 해당하는 '렙타 뒤오'(lepta dyo; two very small copper coins)에서 '렙톤'은 당시 팔레스티나에서 통용되던 화폐 중 가장 작은 화폐였다.

이것은 로마의 가장 작은 화폐 단위'콰드란스'의 2분의 1 가치를 지녔고, '한 콰드란스'참새 두 마리의 가격에 해당하는 '앗사리온'('한 닢'; 마태10,29)의 4분의 1가치를 지녔다.

따라서 '두 렙톤', 즉 '한 콰드란스'라는 말은 그 가난한 과부의 헌금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적은 액수였는지를 드러내는 말이다. 특히 앞의 부자들의 많은 헌금과 비교하면, 그 액수는 더욱더 초라해진다.

 

마르코 복음 12장 42절 '넣었다'에 해당하는 '에발렌'(ebalen; put in; threw in)'넣다', '던지다'는 뜻의 '발로'(ballo)의 부정(不定) 과거형인데, 이것은 단순히 어떤 동작이 발생했음을 나타내는 시제이다.

이것은 부자들의 행동과 대조되는데, 과부는 한순간의 동작으로 헌금을 헌금함에 넣는 행동을 마감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마르코 복음 13장 43절에서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말씀하신다.  '더 많이'에 해당하는 '플레이온'(pleion; more)'많은'이란 뜻의 형용사 '폴뤼스'(polys)의 비교급이다.

 

많은 부자들이 많은 액수의 헌금을 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사람들보다 두 렙톤을 넣은 가난한 과부가 더 많은 헌금을 했다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계산 방법은 인간의 계산 방법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인간의 계산법으로는 산술적으로 잘못 평가된 것 같지만, 하느님의 계산법은 신앙적 기준에 의한 것이며, 겉이 아니라 속, 즉 양(量)이 아니라 질(質)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오류가 아니다.

가난한 과부는 자신의 모든 소유, 곧 생활비 전부(마르12,44)를 드린 것이었으며, 이것은 하느님께 대한 과부의 헌신과 봉헌의 정도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생활비'에 해당하는 '비온'(bion; living) 기본형 '비오스'(bois)넓은 의미로 '생'(生), '생명의 기간이나 과정'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처럼 그러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재물'이나 '부'(富)를 뜻하는 의미로도 자주 사용된다

따라서 '생활비를 모두 다'에 해당하는 '홀론 톤 비온 아우테스'(holon ton bion autes; all she had to live on; even all her living)는 단순히 의식주 문제와 관련된 비용이 아니라 그 과부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전부를 뜻한다.

이러한 생활비를 하느님께 봉헌했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전적으로 생명의 절대권을 가지신 하느님께 맡기는 절대적인 신앙을 드러내었다는 뜻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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