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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봉헌은 ‘많이’가 아닌, ‘정성’ /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나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1 조회수1,63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한 백성으로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가리킨다. 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의 결성과 더불어 해마다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다.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사도직 사명을 거듭 깨닫게 하려는 것이었다. 1970년부터는 연중 마지막 주일의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 오다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연중 마지막 전 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정하면서 2017년부터 한 주 당겨 지내고 있다.

 

그리스도교는 많은 이의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자신을 완전한 희생 제물로 봉헌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비움으로 하늘나라의 문을 여시고, 죄와 죽음을 이겨 내신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승리에 희망을 두는 종교이다. 그래서 마음이 가난한 이만이 하느님 나라를 본다. 비록 현실은 힘들지만 믿는 대로 실천하면 이게 다 사실이리라.

 

예수님께서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넣었다.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그것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이들보다 많이 넣었다. 저들은 풍족한 데에서 넣었지만, 그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다.”(마르 12,41-44)

 

궁핍한 가운데 생활비를 모두 헌금함에 넣는 과부 모습을 칭찬하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채워 주신다는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치셨다. 사실 먹고 사는 게 중요해서 생존의 문제라면 도덕 가치나 윤리 규범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가끔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먹으면서도 도덕적으로 남에게 흠 없는 것처럼 보이고, 윗자리에 앉아 존경받으려는 위선적 삶이 곳곳에 드러난다. 예수님께 심한 질책을 받는 바리사이의 모습이, 결코 나의 모습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할 게다.

 

사실 우리가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는 것은 비단 돈만이 아닐 게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과 시간 등 우리가 봉헌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많다. 적게 가졌기 때문에 하느님께 드릴 것이 궁핍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궁핍하기 때문에 드릴 것이 없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을 살피시는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우리 마음의 지향을 지켜보고 계신다.

 

가난을 돈으로만 논할 수는 없다. 시간이 부족한 것도 가난이다. 주일에 제일 중요한 건 미사 참여일 테고 만사에 앞서 실천한다면 대단한 봉헌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봉헌을 보신다.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어떤 정성으로바치는지를 보신다. 돈을 내는 것만이 봉헌은 아니다. 한 주간 겪었던 억울함도 함께 바치면 그 정성은 더해진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헌금함,과부,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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