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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론 바쿳 (통곡의 참나무)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3 조회수1,757 추천수2 반대(0) 신고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

 

창세기는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의 죽음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만 야곱의 어머니 레베카의 죽음에 대해서는 언제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레베카는 언제 죽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튼 레베카의 유모는 레베카가 시집 올 때에 함께 왔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누이 레베카와 그의 유모를 아브라함의 종과 그 일행과 함께 보내면서,"(창세 24,59)

 

그런데 레베카의 유모가 언제 다시 레베카의 친정으로 돌아갔는지는 잘 모르지만 야곱이 삼촌 라반의 집을 떠나 에사우를 만나고, 스켐에서 살다가 다시 베텔로 돌아왔을 때에 그때에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베텔 아래에 있는 참나무 밑에 묻었다. 그래서 그곳의 이름을 알론 바쿳이라 하였다.(창세 35,8) 고 전하는 것으로 보아 (알론 바쿳은 통곡의 참나무라고 합니다) 아마도 야곱이 라반의 집을 떠날 때에 함께 떠나온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는 언제 레베카의 친정인 라반의 집으로 돌아왔을까를 생각해 보니 ...아마도 야곱이 삼촌 라반의 집에서 살았던 21년 기간 중 어느 때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이후 레베카의 친정으로 레베카의 사망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리고 이제 그 유모가 베텔에서 죽자 야곱은 통곡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야곱은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의 죽음 앞에서 어머니 레베카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 드리지 못한 한이 어머니의 유모 레베카의 죽음 앞에서 터져 나왔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알론 바쿳, 통곡의 참나무라고 이름까지 지었겠지요.

 

그리고 야곱은 삼촌 라반의 집을 나온 이후로 아버지 이사악을 만나러 가지 않고 피했습니다. 에사우를 만났을 때에 에사우가 앞장서겠다고 일어나 아버지가 계신 세이르로 가자고 했을 때에 핑게를 대며 앞에 가는 가축 떼의 걸음에 맞추고 아이들의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나아가겠다고 했으나 ... "그날로 에사우는 길을 떠나 세이르로 돌아가고, 야곱은 수콧으로 가서 자기가 살 집을 짓고 가축들을 위한 초막을 만들었습니다."(창세 33,12-17 참조)

 

그리고 야곱은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살다가 이사악이 죽을 무렵에야 "자기 아버지 이사악에게 다다랐습니다."(창세 35,27) 그리고 아버지 이사악은 백여든 살에 숨을 거두고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갔고 아들 에사우와 야곱이 그를 안장하였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속이고 맏아들의 축복을 받아낸 야곱의 마음은 ... 형 에사우는 만나 화해를 했으나 ... 차마 아버지를 뵈올 수 있는 용기까지는 없었나 봅니다. 아니면 자신으로 인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레베카는 야곱이 아버지를 속인 것이 들통나면 축복은 커녕 저주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자, "내 아들아, 네가 받을 저주는 내가 받으마."(창세 27,13) 라며 아들 야곱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레베카의 입에서 나온 말들을 종합해 보면, 레베카가 이사악에게 말하였다. "나는 히타이트 여자들 때문에 살기가 싫어졌어요."(창세 28,46)라는 말이었습니다.

 

아무튼 야곱이 자신의 친정 오빠 라반의 집으로 떠난 이후 레베카의 삶은 무척 힘들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남편과 에사우를 속였다는 죄책감에 늘 시달렸을 것 같고, 자신의 입으로 고백하고 있듯이 에사우의 부인들과의 사이도 그리 좋지 않았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다가 어머니 레베카가 죽음을 맞이했을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야곱은 너무도 미안해서 아버지를 뵙지 못하고 돌아가실 즈음에서야 만나게 되지 않았을까 하고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이사악은 모든 걸 알고 야곱을 축복해 주었지만 ... 남편과 큰아들을 속였다는 죄책감에서 레베카는 늘 시달리며 고통 가운데 살았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야곱이 받을 저주를 어머니 레베카가 대신 받겠다고 하신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므로  야곱의 축복은 어쩌면 어머니 레베카의 희생 가운데에서 얻어진 축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축복을 받게 하기 위해서 어머니 레베카는 모든 걸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아픈 것인가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알론 바쿳, 통곡의 참나무, 레베카의 유모 드보라, 레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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