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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13.저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3 조회수2,590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17, 7-10(연중 32주 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종의 비유를 통해, 제자들을 당신의 종으로 비유하며 으로서 해야 할 일과 자세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사실,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라는 단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지니지 못하고 자유가 없이 매여 으로 산다는 것은 마치 군주독제의 노예로 속박되어 살아가는 비천하고 뒤틀린 질곡의 삶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7, 10)

 

 그렇다면 이란 누구인가? (δουλοσ, slave)은 주인에게 속하여, 그의 아래에서 섬기는 이입니다. 곧 고대 이집트나 로마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배 아래에 매여 있는 이들로,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젓는 이들이다.

 사실, 이스라엘에서는 사회적으로 노예제도가 행해졌습니다. 그들은 주로 외국인들이었는데, 전쟁포로나 노예 상인들에 의해 넘겨진 자들이거나 일반관습에 따라 생겨난 히브리인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그들은 이집트의 종살이를 하였고 모세와 함께 해방되었지만 또 다시 바빌론의 유배를 당한 뒤에 다시 되찾은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역사를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해방시켰지만 그들은 하느님께 불충함으로써 또 다시 전락하였고, 아담의 죄로부터 시작된 고통과 죽음의 종살이는 율법으로 더 강화되어 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의 노예상태를 풀어주기 위해 스스로 ""의 신분을 취하시고 오시어 십자가에 달리기까지 순종하심으로 해방시키셨습니다. 이를 <이사야서>에서는 네 개의 야훼의 종의 노래로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종일뿐만 아니라 기꺼이 인간의 종도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죄와 죽음과 율법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자유인으로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녀의 주님이 되어 주셨고, 우리는 해방된 종, 자유인으로서 종으로서, 그리스도의 표양을 따라 하느님과 모든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일을 소명으로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들은 <티토에게 보낸 편지>를 시작하면서 바오로는 자신을 하느님의 종(티토 1, 1)이라 부릅니다.

 사실, <탈출기>에 따르면, 들은 일곱 째 해에 희년을 맞아 자유를 얻게 되는데, 그가 나는 주인과 내 아내와 내 아내의 아들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몸으로 나가지 않겠습니다.’ 하고 선언하면, 주인은 그를 하느님께 데리고 가서 문짝이나 문설주에 다가세우고, 그의 귀를 송곳으로 뚫습니다. 그러면 그는 종신토록 그의 종이 됩니다.”(탈출 21, 5-6)

 이러한 자유인으로서의 은 일반 하인과는 달리 주인의 집에 머무르는 식구가 되어, 주인의 일을 하며 주인의 권능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혹 잘못이라도 하게 되면 하인들처럼 자신이 잘못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책임을 대신 지게 되는 이들입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먼저자신이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 신원을 정확하게 알고, 주인의 뜻을 정확하게 알아서 따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자유인으로서, 주님의 종이 된 이들입니다. 그 표시로 세례로 귀에 구멍을 뚫은 이들입니다. 곧 그리스도의 인장으로 날인된 이들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부활로 인장을 받은 이들을 바오로 사도는 의로움의 종(로마 6, 19)이라 부릅니다.

 그러기에 주님의 종으로 산다는 것은 자유로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의 거룩함에 참여하며 하느님의 의로움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것은 마치 지체가 몸에 속해 있듯이 그리스도에게 속해 있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주어진 섬김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일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도 바로 이 일, 주님을 섬기는 일을 다 하게 하소서!

 그러나 제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분부하신 대로 다 하게 하소서!

 다 하였다고 해서, 교만하지 않게 하소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다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언제나 감사하게 하소서!

 분부를 해 주심에 감사하고, 섬길 수 있도록 하심에 감사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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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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