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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4 조회수1,98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연중 제32주간 수요일(2018년 11월 14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분께서 어떤 마음에 들어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오지 않았단 말이냐?"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우리 고향엔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에 주일마다 그 예배당에서는 교회에 오라고 땡그렁 땡그런 종을 울렸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때 말고는 그 예배당에 나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할머니는 무속인을 당골네라고 하면서 거기에 다니셨고, 누구도 나보고 예배당에 나오라고 이끌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때에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과자 얻어 먹으러 예배당에 몇 번 갔었다. 그런데 그 과자는 공짜가 절대로 아니었다는 게 내 삶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니까 세례받고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어떤 노래를 흥얼흥얼 부르고 있었는데 그 노래는 바로 그 예배당에서 과자 얻어 먹고 억지로 앉아서 배운 노래였다는 점이다. 노래 말은 이러하다. "하느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예수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으리라, 영생을 얻으리라." 이런 가사였다. 어렸을 때에 이 노래를 기억하려고 외운 적이 없었고 그저 과자 얻어먹으려고 몇 번 예배당에 간 것 밖에 없는데 그 노래가 어떻게 내 머리에 새겨져 있어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는지 정말 신비라고 생각되었다.

 

아무튼 그 이후 난 기회만 닿으면 어머니에게도 예수님 믿으라고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었다. 그러나 "여드레 삶은 호박에 이빨도 안 들어간다"는 그런 속담처럼 정말 우리 어머니에게는 실현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그런 끊임없는 나의 노래가 헛되지는 않았다. 어느 날 어머니가 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생사의 길목에서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또 새로운 노래를 불렀다. 제가 주님께 살려 달라고 열심히 기도드릴테니 수술 잘 되고 깨어나시거든 세례받으시고 예수님 믿고 사세요. 어머니가 생사의 길목에 이르자 믿지 않는 동생들도 기도에 함께 해 주었다. 그 덕분에 어머니는 수술이 잘 되었고 약속대로 마리아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으시고 아주 열심히 예수님과 함께 사시고 계시다. 

 

그러고 보면 내가 어렸을 때에 과자 때문에 예배당에 갔었지만 그건 그저 단순하게 과자 때문에 갔던 것이 아니고 주님의 초대였듯이, 우리 어머니에게 내가 기회만 닿으면 예수님의 이야기를 해 드렸던 것도 어쩌면 주님의 초대였음이 느껴진다. 이러한 체험 안에서 생각해 보면 아마도 오늘 복음에서 나병이 치유되자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린 사마리아 사람은 모르긴 몰라도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시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유다인 아홉 사람은 질병의 치유는 받았지만 그들은 구원에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 나병환자였다가 치유된 사마리아 사람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구원이란, 자신의 삶을 통하여 일하시는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께 돌아와 엎드려 감사를 드리는 것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믿음,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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