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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 세상 끝인 저 세상 시작의 그날에 /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6 조회수1,728 추천수3 반대(1)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죽음을 앞둔 많은 이들이 걸걸걸하며 후회한단다. 그들 대부분은 죽기 전에 좀 더 사랑할 걸, 더 베풀 걸’, 더 참을 걸이라며 한탄한다나. 그들이 하는 이 말들은 아직 건강하게 살아 있는 우리들이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요 의미를 일깨운다. 죽음을 잘 준비하려면 평소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 죽음의 문제는 곧 삶의 문제일 테니.

 

마치 천 년도 더 살 것처럼 온갖 탐욕과 집착에 젖었을 때는 아예 몰랐던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모든 걸 내려놓는 그 죽음 앞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소중한 가치를 놓치고 산 이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그 때에 정녕 후회할 게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실천하며 산 이는, 죽음 저 너머의 세계도 결코 낯설지 않으리라.


예수님은 이 마지막 날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어도, 또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어도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란다. 이는 구원받을 이와 그러지 못할 이가 반드시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구원은 신분보다는 자신만이 지나온 고유한 삶이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진정으로 실현하였나를 두고 이루어지리라. 그래서 우리는 죽음의 순간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잘 맞이하려고 평생을 준비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죽음을 잘 준비하여도 그것은 한순간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날을 노아의 홍수와 롯 시대의 유황불에 비유하신다. 하늘의 징조를 무시하고 세상일에만 정신이 팔렸다가 심판 날을 맞을 수도. 이렇듯 우리는 그날에 우리 삶의 진면목이 어떠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게고, 그날 숨죽여 각자 행실이 그분 판단에 다 맡겨지리라.

 

예수님께서는 세상 종말에 대해,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도 그와 같을 것이다.”라나. 이는 마치 종말이 무서운 재난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종말이 언제 올지 모르니, 늘 준비하라는 거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종말 신앙은 우리 삶이 무의미하게 끝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어 완전함에 이르게 되리라는 믿음이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 뜻에 따라 왔다가 반드시 그분께로 돌아간다. 세상 종말이란 파괴나 멸망이 아닌, 완성이다. 그리고 이 완성을 향한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사랑이신 하느님 말씀을 늘 바로 이해하면서 삶으로 받아들이자.

 

사실 하느님 나라의 도래는 그때의 사건이기에 실상 이 세상에는 그리 매이지는 않는다. 오직 어떻게 살았느냐의 삶의 결과이니까. 이 세상 인연과 체험들이 사라지는 게 아님을 되새기자. 믿는 이에게는 종말의 준비는 이처럼 중요하리라. 이 세상 끝과 저 세상 시작인 그날을, 낙엽 지는 이 계절에 우리 삶에서 차분하게 한 번쯤 되돌아보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죽음,노아의 홍수, 소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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