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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17 조회수2,158 추천수11 반대(0)

 

한림 항에서 배로 15분 거리에 비양도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손님들이 오셔서 함께 갔습니다. 섬에는 오름이 있고, 오름 정상에는 예쁜 등대가 있습니다. 섬 아래에는 해안도로가 있어서 바닷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섬을 돌아보면서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주인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손님이 4명 왔었다고 합니다. 일행 6명을 보면서 주인은 밝은 웃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는 커피를 주문하였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인은 묻지 않았는데도 커피에 대해서 1시간가량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저는 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커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하루에 4명이 오는 카페에서도 커피 향을 즐기며 행복해 하는 주인을 보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커피이야기를 해 주는 주인의 모습에서 행복을 보았습니다. 행복은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좋아할 때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한림 항에서 비양도엘 가시면 한번쯤 재게재게옵소카페를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신자분들이 제게 부탁하는 것들은 몇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자녀들의 혼배 주례를 부탁하기도 하고, 미사를 부탁하기도 하고, 축성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가끔 글을 부탁하기도 하고, 강의를 부탁하기도 하고, 면담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별일이 없으면, 제가 할 수 있으면 그런 부탁을 들어 드리는 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간절히 청하면 들어주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우시고, 사랑이 크시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가 미안해서, 양심에 부끄러워서 하느님께 청을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이 세상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하는 것입니다. 내 남편, 내 자녀, 내 집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기에 그것들을 상실하면 화가 나고 상처를 받습니다. 우리는 잠시 소유한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잠시 나에게 맡겨 주신 것들에 대해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나와 함께 하는 가족, 이웃, 물건들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정화시키고, 심판하시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성령의 은사를 받아들여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우리가 함께 나눈다면, 우리가 말씀을 가슴 속에 담고 산다면 세상의 마지막 날 이 온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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