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22 조회수2,213 추천수10 반대(0)

 가톨릭 사회교리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사회교리는 교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예전에 교회는 완벽한 제도였고,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상의 일에 교회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교회 자체가 목적이었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서 새로운 해석을 하였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서 봉사하는 조직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교회는 목표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위해서 봉사하는 도구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교회는 교계제도로 이루어진 완벽한 조직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이 모인 공동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구원의 신비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 백성은 교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창문을 열고 세상과 대화하고, 세상 사람들의 슬픔과 고뇌, 기쁨과 희망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의 정체성이 바뀌면서 사목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이해하였습니다. 사목이란 예수님께서 전하신 진리를 선포하고, 사람들을 구원에로 초대하며, 사람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고통 받는 것을 보셨고, 그들의 음성을 들으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사목은 세상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보고, 그들의 처지에서 함께하며 봉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희생 제사를 드리는 것보다 지금 고통 받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하십니다. 나의 이웃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고통 중에 있다면 바로 그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복음을 전해야 하며, 예수님께서 행하신 가르침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것이 사회교리의 핵심 요소입니다.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모든 나뭇잎이 떨어져 가고, 이제 잎새는 하나만 남았습니다. 몸이 아파 누워있는 소녀는 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진 바람이 불었어도, 마지막 남은 잎새는 떨어지지 않았고, 소녀는 다시금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마지막 잎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나병환자, 중풍병자, 소경, 앉은뱅이를 치유해 주셨고, 죽은 소녀까지도 살려 주셨습니다.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고, 물위를 걸으셨고, 마귀 들린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런 모든 것을 보여 주셨음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아직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결코 포기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크시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던 분이 사랑의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래도 믿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은 없습니다. 작은 불씨가 커다란 어둠을 밝히는 것을 알기에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겨울이 긴 것 같지만 따뜻한 봄은 여리고 작은 새싹을 통해서 온다는 것을 믿습니다. 부처님도, 예수님도 이념과 투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소설 마지막 잎새에는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지막 잎새이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들의 무지와 어리석음 때문에 눈물을 흘리셨지만 예수님의 마음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요즘 제1독서는 마지막 잎새가 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비록 그 길이 험난하고, 가시밭길일지라도 하느님께 대한 열정으로 세상의 유혹을 뿌리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나병환자 10명을 치유해 주셨지만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은 한 명뿐이었습니다. 밤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끝없는 어둠 속에 빛나는 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별이 없는 밤하늘은 너무 삭막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이 우리의 이웃들에게 마지막 잎새가 되어야 합니다. 지친 어깨로 집에 돌아오는 남편을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것,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괴로워하는 자녀에게 환한 미소로 위로를 주는 것, 삶이 팍팍하고 힘들어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는 친구의 넋두리를 들어 주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