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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작은 것도 어여쁘게 여기시고 기쁘게 받으시는 주님)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26 조회수1,614 추천수5 반대(0) 신고

 



작은 것도 어여쁘게 여기시고

기쁘게 받으시는 주님

언젠가 갈곳없는 아이들과

함께 살때였습니다.

당시 재정상황이 워낙 열악해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행사 날짜가 코앞에 닥쳐

정신이 없었습니다.

1톤 트럭을 몰고 정신없이

기부 물품들을 실어다 날랐습니다.

천막을 치고, 탁자를 나르고,

조리 도구도 설치하고,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막내 초등학교

3학년 짜리 친구와 마주쳤는데,

땀에 젖은 제 모습이

너무 불쌍해보였던지,

책가방을 던지고,

팔을 걷어붙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 이제 좀 쉬세요.

나머지는 제가 다 할테니...”

그 말을 들은 저는 너무나 웃겨

뒤로 넘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그 아이의

마음이 제 마음에 전해지면서

얼마나 행복해졌는지 모릅니다.

아이의 그 말 한 마디에

며칠간 축척된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3학년 짜리가

도우면 얼마나 돕겠습니까?

오히려 어린 아이가

끼어드는 것은 위험하고,

방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도 돕겠다는

아이의 그 마음이 그렇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를 바라보시는 주님의

시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우리 인간이 그분을 돕겠다고

나름대로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뛰어다닌다 할지라도,

사실 그분 보시기에

웃기는 일이거나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엄청 대단한 것처럼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주님 보시기에

별 도움도 안되고,

오히려 방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도 우리의

그 작은 마음, 그 작은 봉헌,

그 작은 노력을 눈여겨보시고,

기뻐하십니다.

감격스러워하시고

행복해하실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헌금함에 렙톤 두닢을 넣은

가난한 과부를

크게 칭찬하십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았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루카 복음 213~4)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그 렙톤 두닢은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금액입니다.

렙톤은 당대 통용되던

화폐들 가운데 가장 가치가 낮은

그리스 동전이었습니다.

한 렙톤은 당시 노동자들

하루 품삯의 144분의 1가치를

지닌다고 하니, 우리나라 돈으로

4~500원 정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한 렙톤으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겨우 자판기 커피 한잔 뽑아

마실 수 있는 금액입니다.

성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면

적어도 5만원권이나 10만원,

100만원짜리 수표 정도는

넣어줘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딸랑

동전 두개를 봉헌한

과부를 칭찬하십니다.

금액의 크기보다는

마음을 보시는 주님,

겉으로 드러나는 것 보다는

내면을 중요시 여기시는

주님이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 참으로 기쁩니다.

오늘 우리의 보잘 것 없는 봉헌,

오늘 우리의 아주 작은 희생,

오늘 우리의 티끌만한 봉사도

크게 어여삐 여기시고,

기쁘게 받으시는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분께 드릴 작은 봉헌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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