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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28 조회수2,223 추천수14 반대(0)

 

요즘 느끼는 감정은 두 가지입니다. 3달간의 제주도 생활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정들었던 신부님들과의 헤어짐입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과 기대입니다. 알은 깨져야만 새가될 수 있습니다. 고통과 두려움이 있겠지만 깨져야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고,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 수 있습니다. 3달간의 연수원 생활을 마치고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함께한 모든 시간들 감사드립니다. 저도 아쉬움은 간직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목민 생활을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느님은 양들을 돌보는 목자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자신들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양이라고 여겼습니다. 목자의 임무는 양들을 푸른 풀밭, 시내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런 목자가 있다면 양들은 아쉬움이 없을 것입니다. 양들은 그런 목자를 신뢰할 것입니다. 사막에는 위험이 있습니다. 목자는 지팡이로 방향을 지시하고, 막대기로 적들을 물리치면서 양들을 보호합니다. 좋은 목자 밑에 있는 양들은 안심을 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을 목자요, 자신들을 양이라고 표현한 아름다운 시는 시편 23장입니다. 단순한 형식이지만 풍요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널리 소개되는 시입니다.

 

예수님도 착한 목자임을 이야기합니다.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고 하십니다. 착한 목자는 잃어버린 양을 찾아서 나선다고 하십니다. 악한 목자는 양을 잡아서 먹고, 가죽으로는 옷을 해 입고, 맹수가 오면 달아난다고 하십니다. 목자 없이 방황하는 양들이 있다고 하십니다. 요한복음 21장에서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를 볼 수 있습니다. “너 나를 사랑하느냐?” 예 사랑합니다.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예수님께서는 3번 물어보셨습니다. 양을 치는 기술, 방법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충성도입니다. 붓글씨는 손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손은 붓을 잡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손으로 하는 것은 기술의 단계이며, 그것은 대부분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다음이 예술의 단계인데 거기에는 혼이 있어야 하고, 마음이 있어야 하고, 인품 수양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목은 기술, 재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인품, 인격이 묻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과 수양이 있어야 하며, 영혼이 담겨야 참된 사목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너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인격의 문제입니다. 주인은 기술이 뛰어난 목자에게 양을 맡기기 보다는 기술은 뛰어나지 않지만 주인을 신뢰하고, 주인이 양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는 목자에게 양을 맡긴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물었던 것은 사랑, 충성심, 신뢰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오늘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제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질문입니다.

 

사목자의 첫 번째 자질은 주님께 대한 충성심, 주님께 대한 신뢰, 주님이 얼마나 양들을 사랑하시는지 아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신자들이 가장 원하는 사목자는 누구일까요? 사목의 기술과 말솜씨는 아닐 것입니다. 기도하고, 영적인 깊이가 있으며, 주님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제를 원할 것입니다. 교우들은 그런 사제에게 감동하며 그런 사목자를 원합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첫 번째입니다. 사목적인 기술은 부차적인 것입니다.

 

요즘 우리는 묵시문학의 이야기를 묵상하고 있습니다. 묵시문학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강한 조직과 나라일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하느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악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나약하고, 작은 나라일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 하느님과 함께 한다면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니, 강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생기가 돋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신자분들을 만나면서 많은 묵상을 하게 됩니다. 자녀문제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부부의 불화로 힘들고 어렵게 지내는 가정이 많았습니다. 신앙을 갖지 않았다면, 하느님을 알지 못했다면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문제들로 가슴아파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묵시문학은 이야기 합니다. ‘이 모든 것들도 다 지나가리라.’ 결국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밝은 빛을 보리라고 말을 합니다.

 

인내로서 생명을 얻으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시가 생각납니다.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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