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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1-30 조회수2,122 추천수13 반대(0)

 

3개월의 제주도 연수가 끝났습니다. 신부님들은 엠마오 연수원에서 예수님을 만났을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과 함께 사제의 길을 갈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타볼 산에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천막 3개를 짓고 예수님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가기 위해서 타볼 산에서 내려오셨습니다. 엠마오 연수원에서의 생활도 좋았지만 우리들도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셨던 길을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 강의에서 신부님께서는 마르코 복음 14장과 15장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오늘 안드레아 사도 축일을 지내면서 마지막 강의의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함께 묵상한다면 11월이 뜻깊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마음으로 12월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제자가 되려는 이는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기준을 충실하게 따랐을까요?

예수님의 죽음에 앞서 우리는 두 가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여인이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의 표시입니다. 사랑은 값을 따지지 않습니다. 이 여인은 행복한 여인입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슬픈 사건이 있습니다. 유다의 배반입니다. 유다는 수석사제를 찾아갔습니다. 슬픈 일입니다. 두 사건은 모두 돈관 관련되어 있습니다. 300데나리온을 기꺼이 내어 놓은 여인의 모습과 은전 30닢에 스승을 팔아넘기려는 제자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모두 배반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절대로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으로 가서 밤을 새워 기도합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함께 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는 그 시간에 제자들은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죽음이 하느님의 뜻임을 아셨고,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기로 결심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위기의 순간에 제자들은 모두 도망을 갔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닭이 울었고, 베드로는 통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형장으로 가는 예수님을 봅니다. 십자가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넘어지셨고, 길을 가던 키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갔습니다. 그 십자가는 시몬 베드로가 지고 갔어야 했습니다. 베로니카는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 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요한 사도가 닦아 드려야 했습니다.

 

십자가 위에 매달리신 분이 우리의 왕 그리스도입니다. 세상의 왕은 화려한 궁궐에서 권력을 행사하지만 우리의 왕은 우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왕입니다. 예수님의 옆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죄인이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그토록 탐내던 자리였습니다. 영광의 자리에 오르면 옆에 있고 싶다고 했던 자리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모두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을 알아본 유일한 사람은 죽음을 지켜본 로마의 백부장입니다. 그의 눈을 연 것은 기적이 아니라 예수님의 숭고한 죽음입니다. 남을 위한 희생을 보고 이방인 백부장의 입을 통해서 예수님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로마의 백부장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이분이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구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나약함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배신을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갈릴래아로 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제자들에게 전하였습니다. 갈릴래아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처음을 만났던 곳입니다. 그곳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공생활의 추억이 있는 곳입니다. 기쁨, 희망, 슬픔, 고통이 함께 있던 곳입니다. 그들이 꿈을 꾸고, 열정을 바쳤던 첫 사랑의 장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순수의 첫 마음을 되찾아 주시고, 새롭게 복음의 증인이 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새롭게 기회를 주십니다. 우리의 스승 예수님께서는 멋진 분입니다. 죄스러운 인류를 대하실 때도, 배반의 제자들을 대하실 때도, 나약한 우리를 대하실 때도 그렇게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인 제자들을 이미 용서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아직 회개하고 뉘우치지 않았지만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주십니다. 예수님의 자비와 용서를 체험한 제자들은 변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따르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습니다. 두려움 없이 죽었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증언하였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는 가르침을 삶으로 드러냈습니다.

 

신품으로 사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 가는 것이고, 계속 성장, 발전해야 합니다. 사제에게 성장 발전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이다.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제는 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과 안드레아 세례명을 가지신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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