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1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04 조회수2,130 추천수13 반대(0)

 

연수원에서의 첫날이었습니다. 모두들 서먹서먹하고, 약간의 긴장이 있었습니다. 교구도 다르고, 처음 보는 신부님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친교실에 있었지만 그렇게 친교가 흐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부님 두 분이 밖에서 먹을 것을 사왔습니다. 함께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였고, 조금씩 친해졌습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선배께서 기꺼이 저녁을 사 주셨고, 저도 조금이지만 동참을 하였습니다.

 

친교실에는 늘 먹을 것이 풍족했습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목표에서는 낙지가 오기도 했고, 흑산도에서는 홍어가 오기도 했습니다. 안동에서는 사과가 오기도 했고, 횡성에서는 고기가 오기도 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주교님께서 오셔서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모두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누니 늘 풍성한 잔치가 있었습니다.

 

친교실에서는 궁금한 것들이 해결 되었습니다. 미국 비자를 얻는 방법을 알려 주는 신부님이 있었습니다. 컴퓨터에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해 주는 신부님이 있었습니다. 공항까지 기쁜 마음으로 차량 봉사를 해 주는 신부님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곳을 알려주는 신부님도 있었습니다. 저도 강의 때 들은 것을 컴퓨터에 담았고, 기쁜 마음으로 나누었습니다. 각자가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친교실에서는 영적인 만남이 있었습니다. 심리학 공부를 한 신부님은 동료 사제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사목의 현장에서 느꼈던 고충과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치유 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들어올 때는 많이 어두웠던 신부님도 어느덧 밝은 모습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영적인 만남이 있어서 좋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은 모두들 체중이 조금은 늘었던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개성이 강하고, 자기주장이 강했던 사제들이 친교실에서 그렇게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영이 함께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영은, 지혜와 슬기의 영은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잘 내리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영은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닌 이들에게 내릴 것입니다.”

 

연수원을 떠난 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신부님들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각자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영이 함께 하시는 영적인 친교실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이 묵상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모두 삶의 자리를 하느님의 영이 함께 하는 친교실로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꿈은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면, 우리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다면 현실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