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마태 11,28) 주님! 나그네가 바랑을 지고 다니듯, 바랑이 없는 거지도 끼니를 챙겨야 하는 짐을 져야 하듯, 오늘도 나 자신과 나의 삶을 짐으로 지고 살아갑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있고, 수도자로서 스스로 짊어진 짐이 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저만의 짐이 있고, 형제로서 함께 져야 하는 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저를 짓누르는 것은 짐이 아니라, 저 자신일 뿐! 오히려 짐으로 하여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짐이 없이는 가지 못하는 길, 정녕, 짐을 지고서야 갈 수 있는 길이기에 짐은 저를 북돋아주고 도와주는 은총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당신은 저와 함께 걸으시면서 몸소 저의 짐을 짊어지시고 저는 당신의 십자가를 지고서야 비로소 갈 길을 갑니다. 제가 당신의 죽음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하소서! 그 짐에서 당신의 생명이 피어나게 하소서! 가야할 길을 짊어지고 가는 제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