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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13 조회수2,026 추천수12 반대(0)

 

지난번 수학능력 시험의 성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만점을 맞은 수험생이 6명이라고 합니다. 제가 있는 본당에서도 만점을 맞은 학생이 나왔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만점을 맞거나 하나 틀리면 잘하는 것일까요?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갈 정도면 잘하는 것일까요? 공부를 못한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50점을 맞으면 못하는 것일까요?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갈 성적이 아니면 못하는 것일까요? 성적의 높고 낮음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인격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의 시대에 쟁쟁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빌라도 유다 총독, 갈릴래아 영주 헤로데, 이투래아 영주 필리포스, 리사니아스 아빌레 영주, 가야파와 안나스 대사제가 있었습니다. 성적, 능력, 재력, 권력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지금의 시대로 상상한다면 미국의 트럼프,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한국의 문재인, 북한 김정은의 시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들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세상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부모님들만큼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많은 나라의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유대인들입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부모님은 자녀의 교육 때문에 기러기 아빠가 되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밤을 새워 공부해서 1등을 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족입니다. 가족은 함께 식사하는 것이고, 매주 금요일 저녁은 어김없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합니다.

 

유대인들은 항상 질문하게 합니다. 왜 공부를 하는지 질문을 합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지 질문을 합니다. 그들에게 정답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1등도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해서 정답을 알게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부모님은 끊임없이 자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질문하게 합니다. 질문을 통해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우리의 공부의 목적은 성공입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남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행복한 가정을 이룩하면 됩니다. 이런 과정은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고, 경쟁은 누군가를 이겨야 합니다. 이런 성공을 이룩해야 하는 사회는 2등은 별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의 공부 목적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사회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러기에 나눔과 기부를 어려서부터 생활화하도록 교육을 합니다. 유대인들은 장사하더라도, 하루의 마감 시간이 되면 팔던 물건들을 가게 밖으로 내어놓습니다. 가난한 이들이 그것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유대인들은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129명입니다. 이는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25%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하늘나라는 상대평가가 아닙니다. 그래서 성적을 정하고, 순위를 정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나라는 절대평가입니다. 얼마나 하느님을 향한 열정이 있느냐를 생각합니다. 얼마나 양심을 따라서 살았느냐를 생각합니다. 얼마나 이웃을 위해서 헌신하였느냐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나라는 정원 제한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들어가는 곳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순위를 정해서 시험을 치르듯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경쟁과 업적으로 들어가는 곳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협력과 나눔을 실천한다면, 사랑과 봉사를 할 수 있다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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