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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여는 열쇠, 십자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14 조회수1,601 추천수8 반대(0) 신고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여는 열쇠, 십자가!

세상 사람들이 자신 앞에

펼쳐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지니게 되는

한 가지 희망 사항이 있습니다.

승승장구하는 것,

수직상승하는 것,

평탄한 지름길을 걷는 것,

실패나 상처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

결국 십자가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기대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우리 가톨릭 교회는,

입만 열만 십자가를

기꺼이 지라고 합니다.

눈만 뜨면 십자가를

사랑하라고 합니다.

틈만 나면 십자가를

바라보라고 합니다.

때로 전혀 예기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깨 위해 지워진 엄청난 크기의

십자가 앞에 울부짖습니다.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주님께서 어찌 이리도 무거운

십자가를 유독 나한테만

얹어주시는지

야속할 때도 있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만,

왜 하필 지금 이 순간에...

그래서 십자가에 대한

약간의 특별 과외 수업이

필요합니다.

평생에 걸친 삶이

십자가 자체였기에,

아예 십자가를 자신의 삶 주제요

모토로 삼았으며,

자신의 이름에도 십자가라는

용어를 붙인 십자가의

성 요한의 가르침은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십자가의 요한은 십자가가

자신에게 다가오기 전에,

먼저 십자가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십자가 뒤에 아로새겨진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마침내 십자가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여는

열쇠요, 천국과 구원에 이르는

문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예수님은 진귀한 광맥들을

엄청나게 매장하고 있는

광산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물을 캐기 위해서

먼저 통과해야 하는

작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문의 이름은 십자가입니다.”

하느님의 영적 지혜를

갈망하는 영혼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십자가의 숲 속에서

고통받은 것을 갈망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이 사셨던

중세 시대, 많은 수도자들이

성덕의 길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습니다.

귀족 가문 출신의 지원자들은

수도회 입회를 성공과 출세의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입회전 호의호식하던 습관들을

끝내 버리지 못했습니다.

완덕과 성화, 영적 생활은

뒷전이었습니다.

편리함과 타성에 깊이 빠져있었습니다.

이런 그릇된 시류에 십자가의

성 요한은 혈혈단신으로 맞섰습니다.

그가 손에 든 무기는 총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게으른 부자 수도자들에 맞서

십자가의 요한은 축사만도 못한

독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낮고 비좁았으며,

눈비 앞에서도 속수무책인

독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독방 안에서

주님을 찬미하고 기도하면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얼굴로 살았습니다.

극단적 개혁을 주창하는

십자가의 요한에게 동료들이 내린

결정은 톨레도 수도원의

지하 동굴 감방 감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모진 고통과

시련 앞에서도 침묵했습니다.

동료들의 무시와 따돌림,

학대와 모욕을 기꺼이 수용했으며,

오히려 형제들에게 덕을 쌓게 하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인사했습니다.

십자가의 요한이 짊어져야 했던

무거운 십자가를 생각하니,

오늘 제가 지고 있는 십자가는

정말 가벼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좀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결국 오늘 우리가 지고 가는

이 무거운 십자가는 누군가의

더 무거운 십자가를 통해

극복되고 치유되는가 봅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십자가를 지셨던 분은 누구일까요?

바로 십자가의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십자가가

그렇게 무겁지 않다는 것,

조금 힘을 내면 기꺼이 짊어지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십자가를 친히 선택하시고

지신 것입니다.

십자가를 보내시는 그 이면에는

항상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자리잡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우리 삶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영적으로 쇄신되기를 바라신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이 겪는 시련은

모두 인간이 감당해낼 수 있는

시련들입니다.

하느님은 신의가 있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힘에 겨운 시련을 겪게

하지는 않으십니다.

시련을 주시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코린토 전서 10, 12-13).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치워버리려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를 설명하러

오신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분은 당신 사랑의 현존으로

우리와 함께 십자가를

나눠지려고 오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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