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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0일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0 조회수2,335 추천수14 반대(0)

 

사제서품을 받기 전에 3가지 서약을 합니다. 교구장님 앞에서 서약하고, 자필로 서명을 합니다. 독신 서약, 신앙고백, 순명 서약입니다.

독신 서약은 온 마음과 정성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온 마음과 정성으로 맡겨진 사목에 충실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살지만,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 않다면, 혼자 살지만 자기 뜻대로 산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독신은 아닙니다.

신앙고백은 교회의 전승과 교회의 가르침을 믿는 것이며,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전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교회의 문헌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사제는 성서를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사제의 강론은 시대의 징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서 희망의 불을 밝혀야 합니다.

순명 서약은 단순히 교구장의 명을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인사이동으로 정해진 사목의 현장으로 가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순명입니다. 진정한 순명은 주님께서 맡겨 주시는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낳으셨고, 요셉과 혼인을 하였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독신을 삶을 사셨습니다. 평생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담고 사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마리아의 노래를 통해서 시대의 징표를 정확하게 아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높이시는 하느님의 뜻을 아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들었던 것처럼 참된 순명의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야구 경기는 투수와 포수가 공을 던지고 받는 경기입니다. 그러기에 투수와 포수는 서로 호흡이 잘 맞아야 합니다. 포수는 투수가 던지는 방향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투수는 포수가 잘 받을 수 있도록 미리 던질 곳을 약속합니다. 던지는 공의 유형도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사전에 약속합니다. 이것이 투수와 포수가 함께 공유하는 사인입니다. 사인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한 포수도 공을 잘 받을 수 없습니다. 사인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투수도 정확한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없습니다. 야구선수들은 훈련을 통해서 서로 사인을 숙지합니다. 그래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면서 상식과 양식이라는 사인을 공유해야 합니다. 관용과 인내라는 사인을 나누어야 합니다. 용서와 사랑이라는 사인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징표를 보여 주시는 하느님과 그 징표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하느님께서는 내 가족들을 통해서, 내가 만나는 이웃을 통해서, 흘러가는 구름과 부는 바람을 통해서 표징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나의 믿음의 눈에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성탄의 기쁨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내 사랑의 눈에 먼지가 잔뜩 묻어 있으면 주님 성탄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내 희망의 눈에 고통의 비가 내리면 주님의 성탄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해마다 계절이 오고 가듯이, 매일 태양이 뜨고 지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내 마음에 욕망의 먼지가 묻어 있다면, 내 마음에 분노의 이물질이 쌓여 있다면, 내 마음에 열등감의 비가 내린다면 우리는 늘 새롭게 다가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대림 시기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야만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을 제대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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