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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1일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1 조회수3,039 추천수15 반대(0)

 

성탄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성사를 보는 분들이 많아서 성사를 도와줄 신부님들을 초대하곤 합니다. 저도 초대를 받아서 성사를 도와 드렸습니다. 성사를 마치고 함께 온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작은 기쁨입니다. 28년 사제생활을 하면서 대화의 주제가 조금씩 바뀌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좌 신부 시절에는 휴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일학교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름 행사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첫 본당 신부가 되었을 때는 성당 신축을 이야기했습니다. 신자들이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했습니다. 힘들어도 힘든 줄 몰랐습니다. 모두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20년이 지나면서는 조금씩 건강 이야기를 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부모님 이야기를 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도 했고, 요양 병원에 계신 부모님 이야기도 했고, 아프신 부모님 이야기도 했습니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목은 이어달리기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시간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보다 먼저 사목을 하셨던 선배 신부님들이 고맙습니다. 사목의 열정을 키워가는 후배 신부님들을 보는 것도 기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이렇게 인사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노년의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축복해 주었고, 젊은 마리아는 노년의 엘리사벳에게 인사를 갔습니다. 두 분의 만남은 설렘과 기쁨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만남도 그렇게 설렘과 기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어서 세상의 모든 강물이 모일 수 있습니다. 바다는 깨끗한 강물만 선택해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더러운 것, 오염된 것들도 말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만큼 깊고 넓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커다란 배를 움직이게 합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남을 배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바다에서 모든 생명이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산해숭심(山海崇深)’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바다와 같이 넓고 깊었으면 좋겠습니다. 높은 산처럼 품위를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통합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바라보기보다는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속상한 일, 화나는 일, 원망이 생겨나면 그것과 싸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귀의 고삐를 잡고 당기면 나귀는 내 곁에 머물게 되듯이, 원망, 분노, 미움의 고삐를 내가 계속해서 잡고 있으면 결코 자유롭게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의 고삐를 놓아 버리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수련이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제 성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평화!’라고 노래를 합니다. 주님의 성탄은 번뇌와 갈등, 욕망과 미움의 고삐를 놓아 버리는 사람에게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수련과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은 이제 곧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현실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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