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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참사랑은 조금은 아쉬운 사랑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1 조회수1,377 추천수2 반대(0) 신고

 



참사랑은 조금은 아쉬운 사랑입니다!

구약 성경 안에 참으로

특별한 책이 한 권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사랑 노래 메들리라고

할 수 있는 아가(雅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을

기념하는 파스카 축제 때,

아가를 낭독할 걸 봐서,

그들이 아가를 얼마나 가치있게

여겼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아가서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노래,

특히 한 여인이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연인(戀人)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사랑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가가 다분히 연애시적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성경에 편입되는데

꽤나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결국 후대 사람들은 아가서에

등장하는 연인 사이의 관계를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관계,

하느님과 교회의 관계,

교회와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로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아가서를 읽다보니,

남녀 주인공 사이에 주고받는

표현들이 얼마나 절절한지,

제대로 한번 사랑해본 사람의

쓴 책이 분명합니다.

연인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심정,

연연을 만나기 전까지의 설레임,

연인을 발견했지만 차마 나서지

못하는 안타까움,

연인이 가까이 다가왔지만

알아채지 못한 아쉬움,

엇갈린 운명에 대한 탄식으로

가득합니다.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잖아요.

나의 연인은 노루나

젊은 사슴 같답니다. 보셔요,

그이가 우리 집 담장 앞에 서서

창틈으로 기웃거리고 창살 틈으로

들여다본답니다.”

(아가서 28~9)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에 이루어지는

사랑의 형태 역시 비슷합니다.

불철주야 애끓는 심정으로

연인을 찾아다니지만,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탄식하는 여인의 모습이,

하느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우리와 어찌 그리 비슷한지요.

때로 하느님의 사랑은

너무나 크고 심오하기에,

작고 아둔한 우리 인간의 머리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결국 아가의 스토리는

우리 각자의 스토리입니다.

우리가 마음 먹은 데로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 품안에 넣고

영원히 독차지했으면 좋겠지만,

독차지 후의 사랑은 더 이상

하느님 사랑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참사랑은

조금은 아쉬운 사랑입니다.

어느 정도 여지를 남기는 사랑입니다.

끝장을 보고 난 후의 사랑의 결과는

참담함과 혹독함 뿐입니다.

인간이 사랑에 매이게 되는 것은,

그 사랑이 주는 기쁨때문이 아니라

그로 인한 슬픔때문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기쁘고

설레는 것이지만 동시에 고독과

슬픔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노래 아가는 기쁨의

노래라기보다는 엇갈림과

혼란에 대한 슬픔의

노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쩌면, 혹시나...하면서

다가가는 그 떨림의 여정이

우리의 일상적 관계임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도

그러한 여정을 그대로 밟으면서

완성되어 가는 것임을 기억한다면,

아가는 우리 삶 전체를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준 걸작이라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닌 것입니다.”

(김혜윤, 구약성경 통권노트, 생활성서사)

또 다시 성탄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계십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도 그분 가까이

한 발자국 더 다가서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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