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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2일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하셨습니다.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2 조회수1,429 추천수6 반대(0)

 

오늘은 동지입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이제 점점 낮이 길어지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시는 성탄절은 동지와 가까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때가 되면 모든 것이 더욱 명확하게 된다는 뜻이 내포되어있습니다. 반면에 세례자 요한이 태어난 때는 하지와 가까이 있습니다. 하지는 낮이 가장 긴 날입니다. 이제 점점 밤이 길어집니다. 세례자 요한이 말한 것처럼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하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한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판공성사를 도와준 본당에 예쁜 성탄 트리가 있었습니다. 트리에는 큰 방울과 작은 방울들이 달려있었습니다. 방울 하나하나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성탄을 준비하면서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방울에 매달았습니다. 어른들은 봉사와 희생을 약속하면서 방울을 매달았습니다. 단순한 장식인 방울이 선행과 희생, 봉사와 나눔의 방울이어서 그런지 더욱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신학생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연탄 배달을 하였다고 합니다. 연탄을 들고 언덕을 오르면 숨이 가쁠 것입니다. 연탄을 배달하면서 옷과 얼굴은 검게 변하겠지만 주님을 따르려는 열정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인간은 갈망과 욕심이 있기에 삶을 살아갑니다. 재물에 대한 갈망, 명예와 권력에 대한 갈망, 성적인 욕구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인간의 본질적인 갈망이 아니라, 표면적인 갈망입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갈망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 실마리를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chaos(혼돈)로부터 cosmos(질서)를 만들었습니다. 빛과 어둠, 하늘과 땅, 해와 달과 별, 식물, 새와 동물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가정, 직장, 성당은 모두 우리 삶의 터전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을 닮은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하느님을 닮았다는 것은 성부, 성자, 성령의 조화로운 삶입니다. 그것은 서로를 위해서 헌신하고, 서로를 위해서 나누는 삶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근본적인 갈망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태어났으니, 하느님의 조화로운 삶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사회와 공동체는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 조직입니다. 공동체는 근본이 우정과 사랑입니다. 사회는 그 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목적으로 살아가지만, 신앙인은 공동체로 살아가야 합니다.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을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법입니다. 구약에서는 10개의 율법이 있었고, 248 개의 지켜야 할 법과 365개의 하지 말아야 할 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법이 인간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하지는 못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하느님과 조화롭고 균형 있게 살 수 있도록 하는가? 그것은 하느님 앞에 투명하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연애를 할 때, 애인 앞에서 솔직할 수 있듯이, 우리는 하느님 앞에 투명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정화되고, 정돈된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다면 누가 있을까요? 구약의 한나가 그랬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솔직하게 하느님께 털어놓으면서 정화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은총을 생각하면 감사하게 되고, 하느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찬미하는 사람은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인간은 부족하고 나약하므로 자기의 힘으로는 정화되기 힘들게 됩니다. 우리는 하얀 칠판 위에 검은 점을 보면 칠판의 하얀 면을 보기보다는 작은 검은 점을 보게 됩니다. 그 검은 점을 없애려고 하면 우리는 거기에 묻히게 됩니다. 소의 고삐를 잡고 있으면 결국 소는 나를 향하게 됩니다. 그러나 소의 고삐를 놓아버리면 소는 자기의 길을 갈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분노와 상처를 놓아 버려야 합니다. 하느님 앞에 솔직하게 놓아드리면 나는 하느님의 사랑에 의해 정화되고 바른길을 가게 됩니다.

 

인간은 부족하기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예수님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분은 성모님이십니다. 성모님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냈고, 성령께서 성모님의 마음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제 성모님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말을 합니다. 성모님은 엘리사벳을 찾아가서 함께 인사를 하고 3개월간 머물렀습니다. 이것은 영적인 느낌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은 함께 지내면서 구원의 확신을 얻었고, 드디어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생각과 삶을 가장 명확하게 전해준 교회의 전승은 오늘 우리가 들은 마리아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예수님께서 처음 회당에서 성서 말씀을 읽은 후에 선포하신 가르침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를 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내가 받은 하느님의 은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성탄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우리 각자의 노래를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그 노래에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을 위한 사랑을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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