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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4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3 조회수1,996 추천수8 반대(0)

 

학생 때의 기억입니다. 기차를 타고 수학여행을 갔습니다. 기차는 밝은 곳을 향해 달리지만, 가끔 터널을 지날 때가 있습니다. 터널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곧 밝은 빛이 보이고,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터널이 끝이 없다면 답답할 것입니다. 여행의 재미도 느끼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 제4주일입니다. 우리는 대림 시기에 4개의 터널을 지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지나온 대림 시기의 터널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대림 제1주일은 깨어 있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도 그릇을 뒤집어 놓으면 그릇에는 비가 고이지 않습니다. 냉장고도 텔레비전도 전기가 연결되지 않으면 그 기능을 다 할 수 없습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단순히 눈을 뜨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깨어 있음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기도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깨어 있는 사람이며, 기도하는 사람은 영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는 사람의 모습을 이야기하십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십시오.” 세상에는 깨어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성공을 위해서, 권력을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깨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깨어 있으므로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깨어 있으므로 양심을 속이고, 깨어 있으므로 죄를 짓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으라고 하십니다. 깨어 있음의 목적은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사람은 거룩한 삶을 살 것이며 그것이 순례자의 삶입니다.

 

 

대림 제2주일은 공동선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그것을 아름답게 표현하였습니다. “골짜기는 메워지고, 높은 산은 깎여질 것입니다.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볼 것입니다. 그날이 오면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낼 것입니다.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이런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 44-47)

 

대림 제3주일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십시오.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십시오.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봉급으로 만족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사람의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혈통이나, 직책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강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쓰러져 신음하는 사람을 못 본 척하고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유명한 최후의 심판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가난하고, 헐벗고, 병든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하느님께 해 준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 그렇게 따뜻하게 해 드렸으니, 천상의 잔치에 초대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자선은 나를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 주는 길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대림 4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신비를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입니다. 부족하고, 죄를 많이 지었고, 별로 잘한 것도 없는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모든 권능과 모든 권세를 가지진 분이 아주 연약한 아이의 모습으로 비천한 마구간에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쁜 꽃이 그 고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는 어두운 땅속에서 끊임없이 양분과 물을 찾아 고생하는 뿌리의 수고와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건강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기쁘게 생활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주님의 성탄을 이렇게 잘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우리를 사랑한 고마운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주님께서 하신 약속들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면,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한다면 바로 이곳에도 분명 주님께서는 오실 것입니다. 2000년 전에 엘리사벳과 마리아를 사랑하셨던 그 주님은 이 자리에 있는 우리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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