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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비교되는 탄생과 순교의 어제와 오늘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6 조회수1,26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구내식당에서 혼자 점심 먹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혼자 식사하고 있어요?”라는 인사를 종종 받는다. 혼자가 뭐 그리 이상한가? 여럿이 또는 혼자 먹을 수도 있는 것을. 오히려 혼자일 때, 누가 옆에 와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자연 새로운 친구도 사귀리라. 그런데 한국에서는 혼자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이가 의외로 많다. 왜 그럴까? 왕따 문화가 존재하기에. 혼자이면 외톨이가 된 것은 아닌가?’라는 나약한 마음이 있기에. 혼자인 이를 왕따 시키려는 이상한 우리네 나쁜 문화가 있기 때문일 게다.

 

스스로가 왕따 당하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스테파노는 그 죽는 순간까지 부활하시어 승천하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며 기도하다가 끝내 왕따를 당했다. 그는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면서 자신의 이름의 뜻인 화관처럼 첫 순교자가 되었다. 일곱 봉사자로 뽑힌 스테파노에게는 그리스도가 삶의 전부로, 그에게는 주님 이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의미가 없었으리라. 그렇기에 그는 그 죽는 순간까지 주님께 의지하며 기도할 수 있었고, 목숨 바쳐 증언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자기를 돌로 치는 이들을 위하여 애타게 기도하였다. 그는 자기 이름이 나타내는 것처럼 주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순교의 첫 월계관을 썼다.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또 나 때문에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그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무엇을 말할지를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의 아버지 영이시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죽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오10,17-22 참조)

 

사실 예수님 때문에 왕따로 고통 받으면서도 법 없이 사는 분들이 간혹 주위에 보인다. 어쩜 그들은 그런 차별을 자신은 물론 믿음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로 삼았다. 왕따 당했기에 이루어 낸 깊은 하느님 사랑을 생각해 보자. 고독한 왕따를 이겨 내는 이들을 둘러보자. 예수님만이 나의 구원자라고 고백하며 기도하다 끝내 왕따 당한 스테파노의 순교정신을 본받자.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이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받을 것이다.’라고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이르셨다.

 

오늘은 스테파노 성인의 축일이다. 그는 그리스도교 최초의 공식 순교자이다. 아기 예수 탄생 다음 날 그의 순교를 기념한다는 것은 참으로 뜻깊다. 어제는 탄생을, 오늘은 그 반대의 순교를 기념한다. 어제는 생명을 노래하였고 오늘은 그 끝의 죽음을 묵상한다. 어제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신 분을 생각했지만 오늘은 정반대인 땅에서 하늘로 가신 분을 기린다. 이처럼 우리 눈으로 볼 때, 딱 비교가 되는 어제와 오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스테파노,미움,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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