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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고상하고 품위있는 노인, 지혜롭고 영적인 노인!)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29 조회수1,405 추천수4 반대(0) 신고

 



고상하고 품위있는 노인,

지혜롭고 영적인 노인!

한 형제와 조만간 다가올

노년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또 노년이 되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몇 가지 큰 가닥을 잡고,

같이 노력하기로 다짐하였습니다.

첫째, ‘아직 나는 젊으니,

좀 더 나이들면 준비하지.’가 아니라,

오늘부터 노년기를

준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원판불변의 법칙'에 따라,

한 인간이 변화되기란

지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편안하고 잘 웃는

노인이 참 보기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전혀 웃지 않고

울적한 얼굴인데,

나이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지겠지요.

지금 당장,

오늘부터 좀더 너그러워지고,

좀더 편안한 얼굴로 살아가야겠습니다.

둘째, 나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영적인 존재로

탈바꿈해 나가기로 다짐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들수록 우리네 삶은

점점 세상사람들로부터 잊혀지고,

소외감은 커져만 가겠지요?

그때 분노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좀더 자주 성체 앞에 앉고,

좀 더 자주 주님과 소통하는 시간을

늘려가는 영적인 존재로

살아야겠습니다.

인간에게보다 주님께 투자하는 시간을

점점 늘려가야겠습니다.

괜히 이곳저곳 참견하다가

웃기는 상황 연출하지말고,

낄낄빠빠(낄때 끼고 빠질 때 빠짐)

잘 하는 노년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셋째, 나이 들어갈수록 유머 감각을

좀 더 키워나가야겠습니다. ‘

난 체질상 유머와는 무관한 사람이야.’

라고 포기하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깔깔 유머 백과

한권씩 사서 들고 다니면서,

이웃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마술사로 변신해야겠습니다.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 가운데,

몇몇 형제들은 유머감각의

결핍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꽤 큰 분들이 있습니다.

한 형제는 사제 서품식 중

성인호칭기도 때,

다른 부제들은

사제복을 입고 관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평생토록 착한 목자로 살게 해주세요.”

라고 청하는데,

뭐라고 청했는지 아십니까?

주님 간절히 청하오니

제발 제게 유머감각을 주십시오!”

라고 청했답니다. 물론 결과는,

기도한다고 주님께서

다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진리를

재확인하고 엄청 슬퍼했다는

후문을 전해들었습니다.

마지막 임종의 순간까지도

생각해 봤습니다.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짧고 굵게 살자고 약속했습니다.

크신 주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축구하다가,

아니면 아이들과 미사를 봉헌하다가...

그리고 덧붙여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오늘부터 예행 연습,

시뮬레이션 작업을 시작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아주 좋은 이정표가 되어줄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메온 예언자입니다.

그는 다른 무엇에 앞서

영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시메온은 나이 들어가면서,

육적인 삶을 줄이고 영적인 삶을

조금씩 확장시켜나갔습니다.

마치 오늘날 열심한

어르신 교우들처럼,

매일 같이 성전으로 출근했습니다.

루카 복음 사가에 따르면 그는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던

(루카 복음 225)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시메온은

더 이상 내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더 이상 지상의 삶이 아니라

천상의 삶을 추구했습니다.

두발은 비록 이 땅위에 딛고

서 있었지만, 마음은 벌써

천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잘 준비된 영적 노인

시메온에게 마침내 주님께서

풍성한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평생토록 염원했던 소원,

지복직관의 은총,

메시아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두 팔에 안아보는

영예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시메온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루카 복음 229~32)

또 다시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또 다시 나이 한살을 더 먹으면서,

또 다시 주님 가까이

한발 더 다가가면서,

고민하고 성찰해봐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고상하고

품위있는 노인, 지혜롭고 영적인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말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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