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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 뜻을 먼저 생각하는 삶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다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30 조회수1,36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온 가족이 열심히 성당에 잘 다니고 자녀들이 속 썩이지 않으면서 삶에 좀 여유가 있는 가정이 성가정일까? 흔히들 성가정이라면 세상의 좋은 것을 두루 갖춘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라 여긴다. 사실 모든 이가 단란한 가정을 꿈꾸지만, 내막을 보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가정도, ‘큰 고민거리는 알게 모르게 꼭 한 두개는 안고 가는 것 같다.

 

그러면 우리가 본받고자 하는 나자렛 성가정의 모습은 어떤가? 성모님과 요셉 성인 그리고 아기 예수님의 가정이 성가정이다. 얼마나 행복한 가정이었는지 제 나름대로 추측만 한다. 사실 행복한 가정이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왜 행복했는지의 그 내막은 별로 깊게 생각지 않는다. 그냥 단란했으리라.’라고만 쉽게 추측뿐이다. 세 분은 싸우는 일 없이 온통 웃음만이 가득했을까? 사람들은 막연히 그렇게만 생각한다. 정말 그랬을까? 세 분에게는 다툼도 불평도 정녕 없었을까?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성가정이라 불릴까? 어쩜 성가정을 단순히 고통이 없는 가정이라고만 판단해서는 안 되리라.

 

요셉의 직업은 목수인데, 요즘으로 말하면 막일꾼일 게다. 오늘날도 그들의 삶은 어쩜 고단하단다. 그리고 이 가정은 혼인 전부터 드러내기 부끄러운 부부간에 오해와 갈등이 있었다. 또한 머리 피도 마르지 않은 자식이란 게 고작 하는 게 따지고 덤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 2,49)라고. 이렇게 부부, 부모와 자식 간에 오해의 여지도 있었다. 특히 성모님께서 잃어버린 예수님을 찾아 사흘이나 헤맨 그 심정이야, 어찌 하느님인들 아셨을 리가!

 

성모님도 성전에서 자식을 무사히 찾아 안도하시면서도, 예수님의 대답에 영혼이 칼에 꿰찔리게 될 것이라는 시메온의 예언이 점점 실현되고 있음을 느끼셨을 것이다. 이렇게 성모님은 주님을 위해 자신의 온 생애를 칼에 꿰찔리는 아픔으로 봉헌하는 삶을 사셨으리라. 사실 모든 자식은 한동안 부모의 마음을 찌르는 칼날이 된다. 본인은 모르지만 부모는 늘 가슴에 멍을 안고 산다. 그렇지만 부모는 그걸 마음으로만 받아들인다. 부모 자식 간이기에. 성가정도 이런 아픔이 있다니! 이렇게 성가정은 말썽 부리는 이가 없어야만 하는 게 아니다. 얼마나 하느님 뜻을 따르며 사는지에 달려 있다.

 

사실 근심 없는 가정이 성가정이라는 생각은 정말 잘못된 것일 수도. 이렇게 성가정의 중심에는 바로 하느님께서 자리하고 계셨다. 나자렛의 성가정은 분명 인간적인 불행의 여건을 많이 지녔으면서도, 그 중심에는 그분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들은 아픔의 순간에 언제나 그분에게 물었다. 우리는 성모님과 예수님 그리고 요셉 성인께서 함께 사셨기에 성가정이라 부른다. 하지만 세 분께서 사셨다는 그 이유 하나로 부르는 것은 결코 아니리라. 세 분께서 성가정의 사람답게 사셨기에 그렇게 부른다. 그것은 어떠한 삶이었기에? 자신의 뜻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삶이었으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성가정,나자렛,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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