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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기쁨에 찬 자발적인 순명의 아름다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30 조회수1,383 추천수6 반대(0) 신고

 



기쁨에 찬 자발적인 순명의 아름다움!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이든,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이든,

참으로 실천하기 힘든 덕 중에 하나가

상대방에 대한순종’ ‘순명의 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수도생활 돌아보니,

청빈의 덕을 실천하는 것,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더군요.

영적 생활 역시 많이 부족하지만,

시간 맞춰 나와서 따라 가다보니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나와 맞지 않은 형제들과

보조를 맞추어나가야 하는

공동 생활 역시, 조금씩 밀당 작업

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정말이지 힘든 측면이 있는데,

그것은 순명의 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장상께서 하라시니 눈물을 머금고

억지로 하는 순명이 아니라,

기쁨에 찬 자발적 순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내 의지를 과감하게 접는다는 것,

분명 나보다 부족해보이는

상대방의 뜻에 따른다는 것,

타인의 생각과 계획에 내 삶을

종속시킨다는 것,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말 연시를 맞아서

또 다시 각 교구나 수도회

수녀회마다 사제나 수도자들의

소임 이동 준비가 한창입니다.

순명의 덕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우리에게,

아기 예수님께서는 제대로 된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몸소 인간에게 기꺼이

순종하신 것입니다.

루카 복음 사가는 그러한 정황을

가감없이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루카 복음 251)

참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순종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의지,

당신의 삶 전체,

당신의 미래를 인간의 손에

맡기신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극도의 자기 낮춤이요,

지극한 겸손의 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눈여겨볼

측면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셨지만,

마리아와 요셉도 예수님께

순종하셨다는 것입니다.

수도 공동체 안에서 때로

장상들도 회원들에게 순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 때로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순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에게 순종하신 예수님,

그 놀랍고 감동적인 덕행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철저한 순명이 있었습니다.

골고타 언덕에서의 끔찍한

십자가 죽음을 고스란히 예견하신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마음이 심란하고

괴로운 나머지, 남아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바쳐,

온 몸과 마음으로 기도하셨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살벌한

죽음의 현장, 그 모습이 너무나

끔찍했기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루카 복음 2242)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최종적인 결정은 아버지께

맡겨드린 것입니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루카 복음 2242)

순명의 덕과 관련해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 사이에서는

돈보스코 시대 때 부터 내려온

너무나 아름다운

전통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Faccio Io, Vado Io’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전통입니다.

굳이 장상이 고민을 거듭하다가,

어렵사리 부탁하기에 앞서,

수도자들은 미리 장상의 괴로움을

파악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원장님, 어려운 일이

있으신가보군요.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거 제가 하겠습니다.

관구장님, 어디 힘든 자리로

누군가를 보내기 위해

고민하고 계시는군요.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제가 가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큰 목소리로

‘Faccio Io, Vado Io’를 외치지만,

어딘가를 보내면 그쪽에서

너무 힘들어 합니다.

그러니 잘 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어디를 가든 공동체와

잘 어울리면서, 기쁘고 충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일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어딜 가든 그쪽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맞아 집회서와

바오로 사도가 건네는 권고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집회서 312~13)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콜로새서 319~21)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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