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04 조회수2,769 추천수16 반대(0)

 

지난 31일에는 댈러스 성당에서 송년미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송년미사 후에는 각 구역별 장기자랑이 있었습니다. 손님신부이지만 저도 장기자랑의 심사를 하였습니다. 심사의 기준은 5가지였습니다. ‘준비성, 창의성, 참여성, 오락성, 호응도였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준비하였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심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도 참가한 모든 구역에 독특한 이름의 상을 주셨습니다. 수녀님, 부제님, 신부님들이 심사를 하였지만 심사의 결과는 비슷하였습니다. 구역의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팀, 발표를 하면서 표정이 밝은 팀, 구성이 신앙적으로 의미가 있는 팀이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어떤 면을 보시고 평가를 하실까요?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의로운 일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죄를 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의로운 일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 죄를 범하는 사람,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께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목은 버팀목이었습니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 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 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신앙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삶의 자세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야할 삶의 이유도 알 것 같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버팀목이 있습니다. 성공, 명예, 권력, 재물입니다. 그 버팀목을 얻기 위해서 때로 누군가를 속여야 하고, 양심을 팔아야 하고, 폭력을 사용해야하고, 소중한 것들까지 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지켜주는, 영원한 생명에로 안내해주는 버팀목이 될 수 없습니다. 가까이하면 할수록 우리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내면에 있는 영원한 생명의 불꽃을 꺼지게 합니다.

 

아버님은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지만 아직도 제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십니다. 성인이 되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도 사제들에게는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십니다. 돌아보니 수많은 분들이 제게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 그분들의 기도와 사랑이 오늘 저를 있게 한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좋은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좋은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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