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05 조회수1,469 추천수12 반대(0)

 

매일 미사에 함께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해설, 독서, 복사, 반주입니다. 이분들이 함께 하기에 미사가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이분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전례가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합니다. 오늘은 반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떤 반주는 성가를 압도하기도 합니다. 반주에 성가가 묻혀버리기도 합니다. 연주라면 좋겠지만 반주는 성가를 받쳐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반주가 시종일관 강한 소리를 내면 듣는 사람이 부담을 가질 수 있습니다. 좋은 반주라면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봄비처럼 은은하게, 때로는 여름비처럼 경쾌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반주는 성가대의 소리가 돋보이게 하는 반주일 것입니다. 마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자상한 선생님과 같은 반주입니다. 부드러움과 장엄함이 함께 있는 반주라면 좋을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그렇습니다. 신앙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드러날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세례자 요한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도 없습니다.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하고, 저는 점점 작아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바오로 사도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인생의 전부입니다.”

 

저는 그 모습을 교황님에게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6년 전에 교황님은 한국을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교황님의 가방을 보았습니다. 낡고 오래된 가방이었습니다. 교황님의 의전차량을 준비하였는데 교황님은 작은 차인 소울을 원하셨습니다. 방명록에 사인을 하셨는데 가장 작은 글씨로 구석에 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낮추셨지만 교황님은 가장 돋보이셨습니다.

 

죄와 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죄란 무엇일까요?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을 죄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율법과 계명에 의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계명을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이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길 하면 죄란 두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을 돕는 것, 자선을 베푸는 것,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는 것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것을 하지 않으면 죄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소극적인 의미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는 것입니다. 도둑질을 하는 것, 살인을 하는 것, 남을 속이는 것, 양심을 속이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것들이 죄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독서는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자세를 말해 줍니다. “교우 여러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 누구든지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형제가 궁핍한 것을 보고 그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면,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그 사람 안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새해에는 겸손한 마음으로 살면 좋겠습니다. 말과 혀가 아닌 행동으로 진리 안에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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