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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형언할 수 없는 은혜로운 대 사건 앞에 그저 감사와 찬미의 기도만이)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06 조회수1,313 추천수7 반대(0) 신고

 



형언할 수 없는 은혜로운 대 사건 앞에

그저 감사와 찬미의 기도만이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는

간절하고도 오랜 기다림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언젠가 하느님께서

직접 자신들 눈앞에 나타나실 것이라는

기다림이었습니다.

그간 약소 민족으로 어쩔수 없이

겪어야만 했던 그 숱한 수모들,

외침, 학살, 파괴, 유배, 등등...

하느님께서 나타나시면,

이 끝도 없는 고통과 시련에서 해방시켜,

대자유와 구원을 선물로

주실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어린 시절, 우리 역시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멀리 외출하셨을 때,

형들이나 누나들로부터 괜한

구박을 받거나 시달림을 당했을 때,

마음 속에는 오직 한 가지

간절한 바람밖에 없었습니다.

제발 빨리 아빠 엄마가 돌아오셨으면.

그래서 내 이 억울한 사연을 들으시고,

형과 누나들을 혼내주셨으면...

그런데 정작 자신들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신 하느님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그간 겪어왔던 약소국의 서러움과

슬픔을 순식간에 바꿔놓을

위풍당당, 휘황찬란한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그런 기대는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 땅에 내려오신 하느님께서는

가장 가난한 장소에서,

가장 힘 없고 나약한, 갓난 아기의

모습으로 등장하신 것입니다.

지난 겨울,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어미 개의 극진한 보살핌과

헌신없이는, 단 하루도 생명을

유지할수 없을 정도로

연약한 존재였습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습니다.

따뜻한 엄마 품이 아니라면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동사(凍死)할 것 같았습니다.

그저 할 줄 아는 것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낑낑대는 것,

어미 젖을 겨우 찾는 것 정도였습니다.

인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갓태어난 아기들 보십시오.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젖달라고 우는 것,

젖먹고 나면 자는 것,

기저귀 갈아달라고

우는 것 밖에 할 줄 모릅니다.

고개조차 스스로 가눌 줄 모릅니다.

자신의 힘으로 돌아 누울 수도 없습니다.

철저하게도 엄마에게 의존적입니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작고 나약한 모습,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모습,

천진난만한 아기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이 놀라운 성탄의 신비를,

다시 한번 깊이 묵상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성탄, 공현, 육화강생 사건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보내시는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하나

품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웃 앞에 미소한 자가

되라는 외침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힘과 권력으로

내리 누르지 말라는 메시지입니다.

동료들 위로 올라서지 말고 내려서서

섬기라는 당부입니다.

교만을 버리고 겸손의 옷을 입으라는

무언의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어 오신 이유는

우리 인간을 위한 따뜻한 위로와 동행입니다.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신 하느님의

의도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의 배경에는

우리 인간을 당신 나라로

데려가기 위한

하느님의 계획이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은 나약한

인성에 당신의 완전한 신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입니다.

부족한 인간성에 무한한 하느님성을

투여하기 위해서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 이유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먼지나 티끌처럼 비참한 인간 존재의

품위를 들어 높이기 위해서

아기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습니다.

보잘 것 없는 우리 인간에게

참된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인간의 모습을

취하신 것입니다.

결국 무()인 존재를

하느님화하기 위해서,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시기 위해서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

형언할 수 없는 은혜로운 대사건,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철철 흘러넘치는

성탄의 신비 앞에 당연히

우리 인간 측의 응답이 있어야만 합니다.

가장 좋은 응답은

감사와 찬미의 기도가 아닐까요?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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