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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시들어 가던 제 마음이 다시 희망을 찾았습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08 조회수1,350 추천수3 반대(0) 신고

 



시들어 가던 제 마음이

다시 희망을 찾았습니다!

지난 해 마지막 날,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를 진료 하던 중,

불의의 습격을 받고 세상을 떠난

임세원 교수님의 소식이,

오늘 우리 모두를 큰 충격과

깊은 슬픔에 잠기게 합니다.

세상을 떠난 임세원 교수님께서

더 이상 직무상 위험이나

스트레스, 고통이나 슬픔이 없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주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안전한 진료 환경을 보장해

드리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마음을 안타깝게 만듭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 다른 의료진들을

먼저 챙기다가 참변을

당하셨다는 것이 또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임세원 교수님의 환우 사랑은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자신의 것처럼 여겼습니다.

환우들이 겪는 깊은 고통과

외로움에 공감하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지하고 격려하셨습니다.

진료를 끝내고 나가는

환우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하셨습니다.

그분의 도움으로 훌훌 털고

일어선 환우들의

감사 편지가 한 가득입니다.

살아생전 임세원 교수님께서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그분의 각별한 환우 사랑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도대체 왜 이 분이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그 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

임세원 교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분의 가족들이 보인 모습 역시

우리를 크게 부끄럽게 합니다.

고인을 떠나보낸 슬픔은

하늘을 찌르는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마음의

고통이 있는 분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이 깊어지거나,

낙인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셨습니다.

고인의 죽음이 마음의 상처를

다루는 정신 건강 의료진과

여러 의료진의 안전 확보의

이유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참으로 품격있고 성숙한

유가족들의 태도입니다.

임세원 교수님으로부터

장기간 진료를 받고 치유된

한 가족의 편지는

오늘 우리를 정말이지

크게 부끄럽게 만듭니다.

일주일 입원 기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지만,

선생님에게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한 시기였습니다.

운 좋게 귀중한 조언을

들어 감사했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는 편지를

보내게 돼 통탄할 뿐입니다.

선생님 덕분에 시들어 가던

제 마음이 다시 희망을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진정한 선생님이었습니다.

말씀 잘 새기고 살아가겠습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

시들어 가던 제 마음이

다시 희망을 찾았습니다!”

우리는 사목자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단 한번이라도 누군가로부터

이런 편지 받아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계속되는 첫번째 독서는

사랑에 대해서 강조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요한 147~8)

오늘 우리의 사랑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외치는 사랑이

구체화되지 않고, 허공 중에

떠돌아다니는 메아리 같지는 않은지?

참 많이 부끄러운 하루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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