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09 조회수1,734 추천수8 반대(0)

 

며칠 전에 뉴스를 검색하면서 좋은 글을 보았습니다. “Life isn’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삶이란 어디에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있는 장소와 상황을 원망하고 불평하면 삶이 폭풍우에 갇혀서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장소와 상황을 통해서 의미를 배운다면 삶은 폭풍우 넘어 있는 밝은 태양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댈러스라는 상황은 1달이 지나면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이곳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배워간다면 앞으로 주어진 1달은 저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 줄 것입니다.

 

한 자루의 연필, 색색의 물감은 화가를 만나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도구가 됩니다. 화가는 연필과 물감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도 하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그림을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작은 것들이지만, 그것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 기쁨을 주는 일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고,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은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은총입니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꽃동네는 아픈 사람들, 버려진 사람들, 장애인들, 외로운 노인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비상구가 되었습니다. ‘꽃동네희망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시작은 아주 작았습니다. 제가 제기동에 있을 때였습니다. 경동시장 입구에 무료급식소가 있었습니다. 본당의 교우들께서 매일 무료급식소에 가서 설거지도 하고, 봉사를 하였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음식 재료가 떨어질 때가 되면 누군가가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 식당을 하시는 분, 지나가는 사람들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당시 무료급식소는 배고픈 이들에게 희망의 집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이런 일들은 기적입니다. 왜냐하면 욕심을 가진 사람들, 이기심을 채우려는 사람들, 명예와 권력을 쫓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을 하려는 사람들,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려는 사람들, 용서받기보다는 용서하려는 사람들, 자기를 버리고 줌으로써 영생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폭풍을 만났습니다. 배 위에서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렸고,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나눔으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던 예수님께서는 폭풍의 한 가운데로 걸어오셨습니다.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지 않으셨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의 곁으로 당당하게 가셨습니다. 두려움 없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은 십자가 위에서도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십자가와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구원의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를 볼 때가 있습니다. 그 속에서 사는 물고기들은 파도가 밀려온다고, 사나운 파도가 친다고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습니다. 파도에 몸을 맡기고, 어쩌면 그 파도를 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2019년 우리의 삶에도 많은 파도가 밀려 올 것입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게 되고, 때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웃과 헤어지기도 하고, 사업이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입니다. 열심히 성당에 다니던 남편이 별 이유 없이 성당에 나가지 않을 때고 있고, 성당에는 가지 않으면서 결혼은 성당에서 하고 싶다는 아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삶의 파도는 끊임없이 우리를 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물속에서 파도를 즐기는 물고기처럼 이왕 피할 수 없다면, 우리들 또한 삶의 파도를 받아들이고, 그 파도 속에 녹아있는 하느님의 뜻을 찾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우리의 신앙에도 때로 폭풍이 불 것입니다. 예기치 않은 고통과 아픔이 다가 올지 모릅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위에 적은 글을 한번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Life isn’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움은 벌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