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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빵은 크게! 기도 소리는 작게!)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15 조회수1,440 추천수4 반대(0) 신고

 



빵은 크게! 기도 소리는 작게!

한 무리의 본당 신자들이

한 시골 본당 주임 신부님을 찾아와

어렵사리 민원을 넣었답니다.

민원의 내용은 두 가지였습니다

시골 본당 전 사목회장이요,

본당에서 가장 큰 손,

읍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업가인

베틀레헴 빵집 베드로씨가,

요즘 안그래도 서민경제가

안 좋아 힘든데,

빵 가격을 올리는 대신,

빵 크기를 줄인 관계로

읍내 사람들 원성이 자자하다는 것.

두번째 민원은 본당에서

행해지는 미사나 각종 전례시간에

베드로 씨의 기도 소리가

너무 큰 나머지, 많은 신자들이

분심이 들어 기도가

잘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혜와 경험이 탁월한

()주임 신부님께서는

베드로씨를 조용히 불러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베드로 회장님,

꼭 부탁드립니다.

빵은 크게!

기도 소리는 작게!”

연중시기의 벽두에 우리도 한번

고민해봐야 곘습니다.

우리 안에 점점 확장시켜나가야할

측면은 무엇입니까?

반면에 점점 축소시켜

나가야할 측면은 무엇입니까?

내 안에 그분이 점점 커지시도록

나를 비워야 하겠습니다.

반면에 내 안에 나는 점점

작아지고 소멸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불평불만이나 이웃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가급적

낮춰야겠습니다.

대신 하느님을 찬양하거나

이웃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더 많이 높여야겠습니다.

이번에는 다섯 명의 성가대 대원들이

같은 성가대원 바오로씨 때문에

또 다시 주임 신부님을 찾아와,

한 목소리로 그를 성토했습니다.

성탄이 코 앞인데,

바오로씨 때문에 성가 연습에

진척이 조금도 없다는 것입니다.

몇번이고 좋은 말로

타일렀는데도 불구하고,

바오로씨 목소리가 너무 튀고,

자주 삑사리를 내서 도저히

성가연습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원하는 것은 바오로씨를

성가대에서 탈퇴시키지 않으면,

다섯 명 모두 성가대를

그만두겠다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주임 신부님께서

바오로씨를 불러,

술까지 한잔 따라주며

좋게 타일렀습니다.

바오로씨, 어쩌죠?

오늘 성가대 대원 다섯 명이나

찾아와서, 바오로씨와 같이

못 가겠다는데, 어쩌죠?

이쯤해서 바오로씨가

성가대 그만 두는게 어떨까요?”

그랬더니 화가 단단히 난

바오로씨는 그 다섯 명에게가 아니라,

갑자기 주임 신부님에게로

불화살을 날렸습니다.

신부님, 알고보면

신부님도 만만치 않거든요.

제가 아는 신자들 중에

신부님 강론 지겹고 싫다는

사람들이 50명도 더 있거든요.

그럼 신부님도 그만 두셔야겠네요.”

이웃을 향한 우리의 가르침이나

조언에 권위가 있으려면,

다른 무엇에 앞서

우리의 행동거지의

기본이 갖춰져 있어야 마땅합니다.

우리가 잘 살지 못하면서,

우리가 기본도 못하면서,

이웃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이것이 맞다, 저것은 안된다고

훈계하면, 말빨

전혀 안먹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올 한해 이웃들 눈 속의

작은 티에 연연하기보다는,

눈속의 들보 제거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주변 동료들의 작은 결핍에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내 이 심각한 결핍의 보완을 위해

더 주력해야겠습니다.

안식일에 카파르나움에 도착하신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

설교를 시작하셨는데,

회당 안에 가득 차 있던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습니다.

놀란 이유는? 다른 꾸리꾸리하고

노회한 율법학자들,

뭐라고 뭐라고 중얼거리지만,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구태의연한 설교와는 달리,

예수님의 가르침은 더 없이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권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권위는 다른 곳에서가 아니라

언행일치에서 흘러나옵니다.

가르침의 진실성과

진정성에서 흘러나옵니다.

오늘 우리의 가르침은 어떠합니까?

세상 사람들이 우리들의

가르침에 놀라워합니다.

기뻐하고 행복해 합니까?

우리의 가르침을 듣는

양떼들의 얼굴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습니까?

강론을 끝내려 하면 신자들이

너무나 아쉬워서

발을 동동 구를 지경입니까?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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