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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간절한 마음은 하늘조차 움직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18 조회수1,293 추천수5 반대(0) 신고

 



간절한 마음은 하늘조차 움직입니다!

오늘 우리는 외양상

아주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주님 보시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을 접할 수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건강한 네 명의 구성원과

중증 중풍 병자 한 명해서,

5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공동체입니다.

중풍 병자의 병세는 얼마나 깊었던지,

홀로 거동이 불가능했습니다.

역사상 전무후무한 치유자께서

카파르나움에 등장하셨다.

다들 몰려가서 즉석에서

치유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공동체 구성원 네 사람은

중풍 병자를 들것에 태운 후,

젖먹던 힘까지 발휘해서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그러나 부푼 장밋빛 꿈을 안고

도착한 예수님의 야전 병원주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습니다.

밀려드는 군중들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도들은 다들 팔에 완장을 차고 입에

호르라기를 물었습니다.

서슬퍼런 얼굴로 누가 새치기 하는지

매의 눈으로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대기표를 받았는데,

세상에...2000번이었습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공동체 구성원들은 즉시 머리를 맞대고

비상대책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순번표에 따라 기다리자니,

사흘을 꼬박 기다려야 하는데,

병세도 위중한 환자에게 못할 짓 같고,

집으로 그냥 돌아가자니,

너무 억울하고...

고민 끝에 공동체 구성원들은

좀 무리한 방법이요,

무례한 방법인지 알지만,

기가 막힌 묘안을 짜냈습니다.

다섯 사람은 어렵사리 예수님께서

머무시던 집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당시 유다인들의

가옥 구조는 지붕을 뜯어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형태였습니다.

조심조심 지붕을 벗겨낸 그들은

들것 네 귀퉁이에 밧줄을 매단 다음,

환자를 정확히 예수님께서 앉아계시던

자리로 내려보냈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참으로

기상천외한 일이 아닐 수 없었겠죠.

거실에서 한참 치유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지붕 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지붕이 열리더니 나뭇가지며,

잡동사니들이 우르르 떨어지지를 않나?

잠시 후에 밧줄에 매단

환우를 내려보내지 않나.

, 천천히. 조심조심! 수평을 맞추고,

지금 너무 왼쪽으로 기울었어. 오케이!”

이윽고 예수님 바로 앞으로

내려온 중풍 병자!

너무나 특별한 광경에

많이 당혹스러우셨겠지만,

예수님께서는 중풍 병자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지극정성을 크게 평가하십니다.

공동체 안에서 가장 약한 지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그들의

넘치는 인간미를 크게 치하하십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중풍병자를 향한

그 지극 정성,

그 간절한 마음이 하늘조차 움직였습니다.

하느님 마음조차 감동을 받으신 것입니다.

가장 나약한 존재를 향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각별한 마음,

환자 중심주의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중풍병자 입장에서는 또 얼마나

감동적이고 감격적이었겠습니까?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모습에 감사와

기쁨의 눈물을 쉼없이 흘렸을 것입니다.

나를 들것에 싣고 그 먼길을 뛰어온

공동체 구성원들의 모습,

나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모습에,

반드시 치유받아 백배 천배로

갚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돌아보니 제 어린시절 부모님은

정말이지 날아 다니셨습니다.

전국에 안가본 산천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유년 시절 저는 부모님 등에 업혀,

그분들 손을 꼭 붙잡고 다녔습니다.

부모님 손 놓치면 끝장인줄 알고,

꼭 손을 붙들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이제 상황은

완전 뒤바뀌었습니다.

이동이라도 할라치면 제 품에 안겨야

승차가 가능합니다.

한번은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 가는데,

제 손을 꼭 붙들고

천천히 걸어가시는 모습에

이것이 인생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일이지만,

세월이 흐르고 흐른 어느 날,

우리도 오늘 중풍병자처럼 들것에

눕혀 실려갈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들것이나 침대,

휠체어에 의지하고 계신 어르신들,

부모님들, 환우들께

지극정성으로 대해야겠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잘 돌봐드려야겠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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